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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 칼럼] 의대생 2000명 증원, 준비는 되었나?

(조세금융신문=이지한 편집위원) 보건복지부가 2025년 입시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결정을 밝히면서 불거진 의료계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가운데 80%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심정지 환자가 응급실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숨지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중환자의 병원 이송에만 2시간가량 걸리는 사례도 속출하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불만은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서 한 걸음도 물러날 수 없다고 밝혀 의협과의 협상 테이블을 사실상 거둬들이고 있다.

 

정부는 지역과 필수의료 강화, 초고령 사회 의료수요 충족, 넥스트 팬데믹 대비 등을 위해 충분한 의사 수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 등 3곳의 연구 조사 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복지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안은 KDI와 서울대 등의 연구 보고서와는 차이가 있었다.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KDI의 홍 모 교수가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의사 인력 전망' 보고서에서는 '현재 의대 정원을 유지하면 2050년 2만 6570명의 의사가 부족하고, 1500명 증원하면 3035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홍 교수는 "현행 의료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의사가 더 많이 필요해지므로 의료시스템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에서는 의사 단체와 협의 없이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규모를 발표한 것에 동의할 수 없으며, 매년 2000명의 의대생 증원을 위한 교수와 교육시설 등이 전혀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확대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증원 규모 2,000명은 서울대(1844명), 연대(1518명), 고대(2081) 등 자연계열 입학정원과 비슷하다. 사실상 의대를 지원하는 자연계열 학생들에게는 최상위권 대학 하나가 더 생기는 셈이다.

 

의대 쏠림의 문제도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 대학 이공계열 지원생들이 대부분 의대로 몰려가게 된다면 미래를 책임질 과학자 양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4년 전인 2020년, 문재인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내놨으나 국민의 의견을 모으는 공론화 과정이 생략된 가운데 의사들의 거센 반발로 결국 실패했다. 이후 '9.4 의정 합의문'을 통해 '의정협의체 구성,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등 관련 법안 내용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한다'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는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해 총 28차례에 걸쳐 의대 정원의 전제 조건인 의료수가 인상, 의료사고 부담 완화, 근무여건 개선 등을 논의했지만 상호 간의 이견만 커졌을 뿐 이렇다 할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파행에 이르게 됐다.

 

정부에서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내놓았다.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이 그 내용이다. 하지만 도수치료, 백내장 및 급여/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문제를 둘러싸고 의료계에서는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문제는 정부와 의료계의 싸움에서 환자들의 고통이 한계상황에 봉착했다는 점이다. 정부에서 의대 정원 확대의 규모와 시기 등 핵심 쟁점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오월동주(吳越同舟)다. 한 걸음 물러나서 머리를 맞대야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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