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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18년 만에 결실 맺은 연금 개혁안 두고 볼멘 소리 내는 MZ
지속적 연금 개혁도 중요하지만 그보단 세대갈등 봉합이 먼저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조다. 그것도 자신이 낸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돌려준다는데 누군들 마다할까. 그러니 다들 견디는 거다. 알량한 월급이 통장에 들어오기도 전에 뭉텅이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애써 참는 거고.

 

그런데 그중 상당수가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돌아간다면 기분이 어떨까. 우문(愚問)이다. 우문인 걸 알면서도 굳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그렇게라도 해야 지금의 연금제도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못마땅해서다.

 

“너희들도 언젠가는 늙을 테고 그때가 되면 지금 너희들이 그랬듯 또 다른 젊은 세대들이 너희의 밥값을, 약값을 대줄 테니 지금은 참으라”고 말하는 이 상황이 과연 합리적인지 되묻고 싶다.

 

◆ 개정 연금 개혁안 둘러싸고 세대 갈등 본격화 우려도

 

지난 3월 20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18년 만에 성사된 연금 개혁이었지만 그곳에 긴 세월의 고심 따위는 묻어나지 않는다는 평이 많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이 바로 보험료율 일괄 인상이다.

 

법안대로라면 내년부터 모든 가입자의 보험료가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에는 13%에 도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연령에 관계없이 향후 8년 동안 동일한 비율로 인상키로 한 것인데 이를 두고 청년들에게만 불리한 내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도 아니다. 때문에 정부는 보험료율 인상 시 세대별로 속도를 달리하는 방안을 내놓지 않았던가. 50대는 보험료를 1%P씩 4년간, 20대는 0.25%P씩 16년간 올리는 방식으로 보험료율이 13%에 도달하도록 설계했었다. 그를 통해 청년층에 과도하게 지워지는 부담을 다소나마 덜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국회가 여야합의를 통해 보험료율 인상 방식을 일괄 인상 방식으로 채택하면서 그조차도 무산되고 말았다. 혜택은 기성세대의 몫이 되고 부담은 2030이 진다는 불평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 것. 상황이 그쯤 되니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을 거다.

 

개혁안 통과 직후 여론 조사 기관 갤럽이 전국 만 18살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응답자 38%는 찬성, 41%는 반대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찬반 여론이 비슷하게 나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젊은 세대로만 국한시키면 상황은 급변한다.

 

18~29살 응답자 중 ‘찬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불과했지만, ‘반대한다’는 답변은 58%에 달했다. 30대 역시 찬성 26%, 반대 64%로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40대 응답자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1%, 44%로 엇비슷했다. 50대는 찬성 48%, 반대 35%였고, 60대(찬성 46%, 반대 30%)와 70대 이상(찬성 45%, 반대 17%)에서는 찬성 비율이 크게 높았다.

 

여타의 여론조사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두 50대를 기점으로 찬반이 엇갈리는 얄궂은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세대 간의 온도차가 극명하다는 방증이다.

 

이는 국회 투표에서도 오롯이 드러났다. 연금 개혁안 본회의 표결 과정에서 재석 의원 세 명 중 한 명(재석 277명 중 반대 40명 기권 44명)이 이탈하며 균열을 드러냈는데 특히 30대 이하 의원 12명 중 10명이 반대 내지는 기권을 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어디 그뿐일까.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보험료 657만원을 내고 노령연금을 1억 1800만원 넘게 받는 국민연금 가입자 사례를 공개하며 국민연금 제도가 미래세대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폰지 사기’라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참고로 이준석 대표는 1985년 3월 31일생이다. 딱 마흔살이다. 개혁안이 통과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30대였다.

 

이렇듯 국회의원이건 정당 대표건 혹은 일반인이건 상관없이 젊은 층의 시선은 한결같이 차갑다. 사실 이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나라로 시선을 돌려봐도 연금은 언제나 무수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제도였다. 재원의 고갈 우려, 수혜의 불평등성, 불합리한 소득재분배 논쟁까지 바람 잘 날 없는 고원 위에 선 외로운 한 그루 나무였달까.

 

그렇다고 그 나무를 뿌리 뽑은 곳은 없다. 영양제를 꽂아주건, 혹은 가지치기를 하건 그게 아니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 연금이라는 오래된 고목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때다.

 

이번 개혁안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긴 시간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개선 방향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걸 모르는 이는 없다. 지금 걱정되는 건 이번 개혁안을 두고 노소(老少)가 등을 지는 상황이 심화되면 어쩌나 하는 점이다.

 

안 그래도 편 가르기 좋아하는 민족이다. 여와 야가 나뉘고 영남과 호남이 반목하는 악순환을 긴 세월 지켜봐 왔다. 한술 더 떠 한남‧된장녀가 ‘이대남‧이대녀’로 업그레이드되기까지 한 세상이다. 여기에 노소마저 척을 진다면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시대의 갈등상은 끝 모르고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연금 개혁이 옳니 마니를 두고 다툴 생각은 없다. 이미 시중엔 그와 관련된 담론이 차고 넘치고 있다. 이 와중에 굳이 필자까지 말을 덧댈 필요가 있을까.

 

지난 몇 달간 우리는 불통(不通)이 불러온 비극을 온몸으로 체험해 왔다. 아비는 반대를, 자식은 찬성을 외치며 차가운 겨울 거리를 헤매는 일은 이번 한 번으로 족하다. 연금을 둘러싼 아비와 자식의 불통을 차마 바라지 않는 이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번 연금 개혁은 소소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연금제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세대 간 연대를 강화하고 투명한 소통을 통해 서로 간에 켜켜이 쌓인 오해를 걷어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노후가 풍요로울 수 있기를... 더불어 당신들의 미래가 찬란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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