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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30 (목)

관세무역개발원, AI 시대 관세·무역, 패러다임 대응 논의

'2026년도 관세무역연구 춘계학술세미나' 개최
최원목 교수 기조연설, AI가 무역에 미치는 영향 분석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글로벌 통상 환경과 관세 행정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마련되었다.

 

지난 24일, 더플라자 호텔에서 한국관세무역개발원 주최로 'AI 시대, 한국 관세·무역의 패러다임 변화와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남성훈 한국관세무역개발원 연구본부장의 개회사와 김상만 덕성여자대학교 교수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이번 세미나는 최원목 이화자대학교 교수의 기조연설을 비롯해 전문가들이 나서서 고용, 행정, 학술 연구 동향 등 AI가 무역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디지털 주권 시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를 '단순 무역을 넘어 디지털 주권의 시대'로 규정했다.

 

최 교수는 반도체와 AI 등 핵심 기술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면서 '기술 민족주의(Tech-Nationalism)'가 강화되고, '신뢰 가치' 중심의 공급망 재편(Friend-shoring)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미 반도체 동맹과 EU의 디지털시장법(DMA) 등 주요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이 글로벌 AI 거버넌스 주도권을 확보하고 디지털 통상 전략의 좌표계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관세행정이 이를 위해 디지털원산지 데이터 표준화, 스마트 세관, 민-관 데이터 거버넌스 등 민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통상은 데이터의 이동이며, 현대 세관은 그 데이터의 문지기(Gatekeeper)"라고 언급하며, 관세청 뿐만 아니라 관세사의 경우 단순 발급 대행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가시성 분석과 함께 탄소 국경세 재재 탄소 배출량 검증 조력에도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최 교수는 관세청과 관세사가 데이터 전송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디지털 공증인'이자 한미일 공급망 협력 체제에서 '브리지 및 앵커'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I 도입, 제조업 고용과 임금에 '양날의 검'

제1주제 발표를 맡은 국립부경대학교 유정호 교수는 AI 도입이 기업 현장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실증 분석 결과와 함께 제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도입은 단기적으로 기업 내 반복 업무를 대체하여 고용 감소를 유발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업 성장을 이끌어 고용을 회복시키는 '시간 차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서비스업과 달리 임금 하방 압력이 존재하며, 특히 무역 노출이 큰 기업일수록 글로벌 비용 경쟁으로 인해 이러한 경향이 강화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숙련 재훈련 프로그램 등 정책적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스마트 관세(Smart Customs)로의 진화

정재호 수원세관장은 관세청의 AI 활용 현황과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현재 관세청은 'AI로 공정성장을 선도하는 관세청'이라는 비전 아래 위험 선별, 정보 분석, 감시·검사, 업무 효율화, 대민 서비스 등 5대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정 세관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실제 사례인 인천공항세관의 우범자 동행 분석 모델과 서울세관의 생성형 AI 기반 원산지 검증 챗봇을 소개했다. 특히 원산지 검증 챗봇이 방대한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 시간을 기존 1개월에서 1~2일로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재호 수원세관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관세청이 운용 중인 통합정보시스템(CDW)의 '스마트 쿼리(Smart Query)' 기능도 소개하며, 인공지능(AI)이 관세 행정 실무에 가져온 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 세관장은 “과거 방대한 관세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복잡한 검색 조건을 수동으로 입력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AI 기술을 통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고 강조했다.

 

무역학 연구의 새로운 지평

조현기 한국관세무역개발원 부연구위원은 무역학 분야의 AI 연구 동향을 짚었다. 최근 10년간 국내 AI 관련 논문이 10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무역학 분야에서도 물류 예측, HS 품목 분류 자동화, 관세 평가 등 실무 중심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조 부연구위원은 특히 비정형 데이터 분석에 용이한 '토픽 모델링(BERTopic)'을 활용한 미국 CBP 원산지 판정문 분석 사례를 통해, AI가 복잡한 통상 이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정재완 관세법인 대문 고문이 좌장을 맡았으며, 이주형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고태진 관세법인 한림 관세사, 김진규 조선대학교 교수, 정희진 한신대학교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해, 전자적 전송물에 대한 무관세 모라토리움과 향후 과세 문제, 중소기업의 AI 활용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관세무역개발원의 이번 세미나는 AI가 더 이상 실험적인 기술이 아닌, 한국 관세와 무역 현장에서 필수적인 '업무 도구'이자 '전략적 자산'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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