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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로열티’ 또 이겼다…필립모리스, 관세청에 잇단 승소

인천지법 "상표권 사용료, 수입물품과 관련성 없어"
서울고법, 과세 정당 판단하며 엇갈린 판결…대법원 최종 결정 주목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담배회사 한국필립모리스가 관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권리사용료(로열티) 과세 소송'에서 또다시 승소했다. 이번 판결을 포함해 최근 유사 사건들에서 취소된 과세 처분 규모는 총 115억원에 달한다. 관세청은 현재 항소심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신중히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 인천지법 "상표권 사용료, 수입 원재료와 관련성 없어"

16일 법조계와 사정당국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 한국필립모리스가 인천공항세관장과 부산·양산세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관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필립모리스 측 손을 들어줬다(인천지법 2021구합54488).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필립모리스가 해외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 중 ‘상표권 사용료’를 수입한 담배 원재료의 관세 과세가격에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다.

 

필립모리스는 담배 제조에 필수적인 원재료인 담뱃잎을 수입하면서 별도로 해외 본사에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했다. 이에 관세청은 이 비용 가운데 약 19억 5000만원이 수입 원재료 가격과 밀접히 관련돼 있어 과세가격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필립모리스는 관세청의 이러한 판단에 이의를 제기했다. 필립모리스 측은 "해당 비용은 수입 원재료의 제조 과정에서 직접 사용되지 않았고, 원재료의 가치에 내재되거나 체화된 비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수입 원재료와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과세가격에 포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필립모리스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표권 사용료는 수입한 담배 원재료 가격과 본질적 관련이 없고, 원재료를 수입하는 거래 과정에서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필수 조건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관세법과 WTO 관세평가협정에 따르면 권리사용료가 과세가격에 포함되려면 '관련성'과 '거래조건'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이 두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또 관세청이 세금을 부과할 때 적용한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관세청이 상표권 사용료와 기타 지식재산권 사용료 등을 객관적 자료로 명확히 구분해 산출했어야 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과세 방식의 문제도 지적했다.

 

◇ 박설아 부장판사 "안분 가능한 권리사용료, 상표권 달리 취급 규정은 개정되야"

이번 판결과 관련해 박설아 부산회생법원 부장판사는 '수입 부분품과 관련된 권리사용료의 관세평가' 논문에서 유사한 쟁점을 짚은 바 있다.

 

그는 “여러 권리가 혼재된 권리사용료는 객관적이고 수량화할 수 있는 자료에 따라 합리적인 안분이 가능하다”며, "이 과정에서 납세의무자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소홀히 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 했다.

 

그의 논문에서는 수입물품과 로열티 간의 '관련성'을 권리 유형별로 세분화해 제시했는데, 상표권의 경우 수입물품 부착 시 원칙적으로 관련성을 인정하되, 경미한 가공 후 상표 부착이나 국내 판매 활동에 상표 사용 시에도 관련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거래조건과 판단과 관련해서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지급 시 물품 판매 및 권리 사용 계약 내용, 그리고 로열티 지급 없이 수입물품을 구매할 선택권이 없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제3자에게 지급하는 경우에는 판매자와 권리자의 특수관계 여부, 권리권자가 품질 관리 수준을 넘어 판매자를 관리하는지 여부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행 관세평가 운영 고시에서 상표권을 달리 취급하는 규정은 개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밖에도 국내 활동의 대가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납세의무자에게, '액수'에 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필립모리스, 유사 소송서도 잇단 승소…서울고법은 다른 판단
필립모리스는 비슷한 로열티 과세 소송에서도 잇따라 승소하고 있다. 인천지법은 앞서 2016~2018년 수입분 약 90억 7200만원(2021구합55627), 2013년 수입분 약 5억 4100만원(2019구합52892)의 로열티 과세 사건에서도 필립모리스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관세청은 이 모든 사건에 불복해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유사 사건에서 이와 다른 결론을 내놓았다. 서울고법은 "필립모리스가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는 수입한 담배 완제품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어 상표권 사용료를 별도로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서울고법 2021누37979).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인천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관세청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은 이처럼 수입 물품에 대한 로열티 과세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기존의 과세 방침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행 과세 절차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기존의 과세 기준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원고가 수입한 물품에 로열티 지급 대상이 되는 무형 재산권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수입 물품과 로열티 간의 연관성 및 거래조건성이 인정되는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관세평가 운영에 관한 고시'의 안분 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관세청은 향후 소송 판결 결과를 고려해 규정 개선의 필요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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