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13.0℃맑음
  • 강릉 10.5℃맑음
  • 서울 13.7℃연무
  • 대전 15.0℃맑음
  • 대구 16.8℃맑음
  • 울산 11.6℃맑음
  • 광주 15.2℃구름많음
  • 부산 13.1℃맑음
  • 고창 11.6℃맑음
  • 제주 14.6℃구름많음
  • 강화 8.9℃맑음
  • 보은 14.3℃맑음
  • 금산 14.8℃맑음
  • 강진군 14.2℃맑음
  • 경주시 12.4℃맑음
  • 거제 12.7℃맑음
기상청 제공

2026.03.17 (화)


인천공항세관, 한국판 ‘브레이킹 배드’ 베트남 조직 검거

MDMA 원료 밀수부터 제조·유통 전 과정 최초 적발...주택 빌라가 '마약 공장'
챗GPT로 제조법 습득, 2만 9천명분 제조 시도…폭발 위험에 주민들 ‘아찔’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평범한 주택가 빌라 안에서 은밀하게 마약을 제조해 온 외국인 마약 조직이 세관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연상케 하는 이번 사건은 마약 원료물질 밀수입부터 국내 제조, 유통 직전 단계까지 전 과정을 적발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관세청 인천공항본부세관(세관장 박헌)은 17일 베트남발 항공특송화물을 이용해 마약 원료를 밀반입한 뒤 국내에서 직접 MDMA(일명 엑스터시)를 제조한 베트남 국적의 마약 조직원 3명을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끈질긴 추적 끝에 드러난 ‘도심 속 마약 공장’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8월이었다. 세관은 태국발 국제우편 식료품 속에 숨겨진 대마초 300g을 적발한 뒤, 이를 수령하러 온 베트남인 A(25세, 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수사관들은 A의 차량을 수색하던 중 정체불명의 화학물질 527g을 발견하며 단순 밀반입 이상의 범행이 배후에 있음을 직감했다.

 

이후 세관 수사팀은 A의 통신 기록과 수취지 주소를 정밀 분석해 통관 대기 중이던 베트남발 화물에서 마약 원료물질인 ‘사프롤’과 ‘글리시디에이트’ 2.2kg을 추가로 찾아냈다.

 

수사망을 좁힌 세관은 경북 경산의 한 주택가에서 제조책 B(26세, 남)를 검거하고, 현장에서 알약 제조기와 실험 도구 등 전문 마약 제조 시설을 통째로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A의 여자친구인 C(20세, 여)까지 가담한 사실을 확인해 조직원 전원을 일망타진했다.

 

챗GPT로 배운 마약 제조법…시가 8억원 상당 분량
조사 결과, 제조책 B는 최신 AI인 챗GPT와 인터넷 검색, 그리고 베트남 현지 공급책과의 메신저(ZALO) 대화를 통해 마약 제조법을 독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확보한 원료물질은 총 5.4kg으로, 이는 약 2만 94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MDMA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시가로는 무려 8억 8천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주민들이 거주하는 빌라를 임대해 비밀 실험실을 차렸다. 특히 마약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강한 독성을 띨 뿐만 아니라 폭발 위험성까지 있어, 자칫하면 인근 주택가에 대형 인명 피해를 줄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완제품 밀수에서 국내 직접 제조로 수법 변화”
이번 사건은 국내 마약 범죄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과거에는 해외에서 만들어진 완제품을 들여오는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이제는 추적이 어려운 원료물질을 쪼개 들여온 뒤 국내에서 직접 배합·생산하는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헌 인천공항세관장은 “이번 사건은 관세청이 마약 제조의 전 과정을 적발한 최초의 사례”라며, “범죄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마약류 원료물질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더욱 강화해 국민 안전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세관은 이번에 검거된 일당 외에도 베트남 현지 공급책 등 상선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유사한 형태의 제조 시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