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0.2℃맑음
  • 강릉 7.0℃맑음
  • 서울 3.5℃맑음
  • 대전 3.0℃맑음
  • 대구 7.0℃맑음
  • 울산 6.4℃맑음
  • 광주 6.1℃맑음
  • 부산 8.6℃맑음
  • 고창 3.9℃맑음
  • 제주 11.2℃맑음
  • 강화 5.0℃맑음
  • 보은 -0.1℃맑음
  • 금산 0.7℃맑음
  • 강진군 6.7℃구름많음
  • 경주시 7.2℃구름많음
  • 거제 9.5℃맑음
기상청 제공

2026.04.07 (화)


"美, 70년전 수에즈 위기 때처럼 중동서 교착상태 시작"

英역사학자, 1956년 이집트 침공했다 몰락한 英·佛 역사 상기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1956년 수에즈 운하 위기가 영국과 프랑스 제국주의의 종말을 알렸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역시 그들의 '수에즈의 순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의 역사학 교수 해럴드 제임스는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올린 기고문에서 과거 영국·프랑스가 수에즈 운하 통제권을 위해 이집트를 공격한 역사를 상기하며 미국이 중동에서 교착 상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1956년 7월 이집트의 민족주의 지도자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은 아스완댐 건설 자금을 마련하고 탈식민지 정책을 추진하려고 당시 영국과 프랑스가 운영권을 가진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그해 10월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티란 해협과 아카바만 봉쇄를 깨기 위해 시나이반도를 공격했다. 이틀 뒤 영국과 프랑스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해상로인 수에즈 운하를 이집트의 통제에서 빼앗는 걸 목표로 미국과 상의 없이 공습에 가담했다.

 

영국·프랑스 지도자들은 미국이 이 작전의 논리와 대담함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 확신했다고 제임스 교수는 말한다.

 

그러나 영국·프랑스의 공격은 실패했고, 수에즈 운하는 6개월 동안 폐쇄됐다. 두 나라의 정치권은 깊이 분열됐고 지도자들은 신뢰를 잃었다.

 

특히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는 두 나라가 상의 없이 이집트를 공격한 데 분노했다.

 

당시 미국은 소련 제국주의를 세계의 주요 도전으로 보고 있었는데, 세계의 관심이 수에즈 작전에 쏠리자 소련은 그해 11월 4일 헝가리를 침공해 민주화 운동을 진압했다.

 

수에즈 위기의 여파는 금융권에도 미쳤다. 영국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도움을 요청했고 두 나라 모두 환율 체제 개방과 외환 통제 제한을 도입해야 했다. 결국 두 서유럽 강대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기구의 감시 아래 경제 자유화를 강요받게 됐다.

 

수에즈에서의 영국·프랑스의 실수는 다행히 단기간에 끝났지만 두 나라를 굴욕에 빠뜨리고 그들의 국제적 야망을 무너뜨렸다고 제임스 교수는 평가했다.

 

제임스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도 현재 중동에서 교착 상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교수는 1년여 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 일행에게 모욕당한 일화를 소환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 중에는 모두가 문제를 겪는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여러분은 아름다운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지금은 못 느끼지만 결국 느끼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위협을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뭘 느낄지 우리한테 지시하지 말라. 당신은 그런 지시할 위치에 있지 않다. 당신은 카드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임스 교수는 그로부터 1년 만에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상승과 행정부에 대한 대중의 불만 증폭을 맞닥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을 왜 시작하게 됐는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비한 계획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의문도 쏟아지고 있다. 나아가 미국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한 것들을 강요할 카드가 없다는 사실도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제임스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어쨌든 "1956년 이후의 영국과 프랑스처럼, 미국도 스스로 초래한 위기를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