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1 (수)

  • 맑음동두천 -11.4℃
  • 맑음강릉 -3.6℃
  • 맑음서울 -8.9℃
  • 맑음대전 -8.0℃
  • 맑음대구 -2.5℃
  • 구름조금울산 -1.5℃
  • 구름많음광주 -4.9℃
  • 맑음부산 -0.4℃
  • 흐림고창 -4.9℃
  • 구름많음제주 1.7℃
  • 맑음강화 -10.0℃
  • 맑음보은 -9.2℃
  • 맑음금산 -7.8℃
  • 흐림강진군 -3.1℃
  • 맑음경주시 -2.9℃
  • -거제 0.2℃
기상청 제공

사회

한번쯤은 거절하는 법도 연습하자

  • 등록 2014.07.18 13:15:03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드라마 <정도전>은 고려 말과 조선 초기를 다룬다. 얼마 전 드라마에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이 등장했다. 공양왕은 이성계 일파의 의견을 받아들인 공민왕비 정비 안씨 교지에 의해 떠밀리듯이 왕위에 올랐으나, 자신의 임명을 주도한 이성계 일파에 의해 폐위되는 비운의 왕이다.

그가 왕위에 오를 당시 조정은 이미 이성계 세력이 장악하고 있었다. 자기가 왕이 되더라도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성계 일파의 추대를 거절하지 못했다. 거절하는 것이 상황상 쉽지는 않았겠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거절하지 못한 대가는 참혹했다.

우선 공양왕은 재위 만 3년을 채우지 못했다. 또한 일국의 마지막 왕이라는 불명예도 얻었다. 더 나아가 제 명을 살지 못하고 조선 건국 후 2년 뒤인 1394년 처형되었다. 이때 그의 나이 50살이었다. 죽은 후에도 당시 수도인 개성 주변에 묻히지 못하고, 한참 떨어진 강원도 삼척에 묻혔다.

만일 공양왕이 왕으로 추대되는 일을 끈질기게 거절했더라면 그의 여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최소한 목숨은 부지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혹여 조선 태조 초, 왕씨 일족을 수장시킬 때 같이 수장되는 불운을 겪게 되더라도 최소한 일국의 마지막 왕으로 기록되는 불명예는 얻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받아들여야 하나 아니면 거절해야 하나?’에 대하여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는다. 때로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는 경우도 있다.

선택의 기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때 거절을 못해서 나중에 아쉬워하거나 후유증을 앓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직장인도 마찬가지로 회사 생활 중 알게 모르게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으며 때로는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대표적인 사례 네 가지를 아래와 같이 뽑아보았다.

첫 번째, 가까운 지인이 업무를 도와달라고 하는데 도와주자니 오늘 야근해야 할 것 같고 거절하자니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서운해 할 것 같아서 난감하다.

두 번째, 참석하기 싫은 회식 자리에 억지로 가야 한다. 특히 1차만 끝나고 집에 가고 싶은데 2차, 3차로 호프집이나 노래방에 가자고 한다. 중간에 집에 먼저 간다고 말하는 것이 참 애매하다.

세 번째, 누군가가 자신을 추천하여 부서 이동을 요청받거나 또는 헤드헌터로부터 다른 회사에 대한 이직을 요청받는다. 그 요청을 받아들일까, 아니면 거절하고 현재 자리를 고수할까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네 번째, 윗분이 나에게 인사 청탁을 요청한다. 이는 직장 내에서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자신한테 권한이 많아질수록 생기는 불청객이다. 청탁을 잘못 거절해서 청탁자의 심기를 거슬리면 자신의 앞날이 안개처럼 뿌옇게 될 수도 있기에 이 경우는 중압감이 크게 다가온다.

위 네 가지 사례 중 공양왕과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은 세 번째다. 직장인은 늘 이동, 이직에 대한 유혹을 받으며 산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 때문에 어느 자리를 거쳤다는 사실은 살아온 나의 역사이며, 주위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척도가 된다. 나에게 자리를 주선한다는 사실은 분명히 나를 좋게 평가한다는 의미인데, 사람 일은 얄궂게도 나에게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철수가 예상되는 사업부서에 나를 앉히려고 하거나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회사에서 나에게 스카웃 제의를 하는 경우다. 이런 상황에 접한다면 오히려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좋다.

물론 위로부터 내려오는 인사이동에 대한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다. 또한 성공의 기회는 노맨보다 예스맨에게 많이 주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능동적인 예스가 아니라 수동적인 예스다. 부탁에 대해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대인관계를 중요시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겠다는 심리가 지배적이어서 거절시 자신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우려하여 거절을 못하는 것이다.

이런 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착한사람 콤플렉스’를 버리고 내 한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무조건 승낙하는 것보다는 회사의 전략 방향, 소비자의 트렌드, 그리고 내 자신 주변을 둘러싼 여러 환경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내가 이 상황을 수락하는 것이 나의 장래에 어떤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는지 분석을 해서 결정해야 한다.

직장인은 연차가 쌓일수록 선택을 강요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거절하고 싶은 경우도 연차에 비례해서 많아진다. 그런데 젊어서부터 무조건 예스맨으로 살았다면 나이 들어서 거절하는 것이 쉬울까? 목표 성취에는 훈련이 필요하다. 공부건 운동이건 훈련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거절도 마찬가지다. 거절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이를 등한시하고 무조건 예스맨으로 살다 보면 중간관리자 이상이 되었을 때 거절하기 쉬운 상황을 거절 못하고 질질 끌려 다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리더십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자신이 예스맨이라고 생각된다면 지금부터라도 일상의 작고 소소한 일부터 거절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그래야만 내공이 쌓여 훗날 중요한 순간에 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보름달과 떡볶이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나는 아직도 하늘보다 땅을 먼저 떠올린다. 살던 마을의 흙길, 그 흙냄새, 그리고 흙이 묻은 엄마의 손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 하교 길에는 늘 엄마의 등이 있었다. 남의 밭에서 품앗이로 파를 캐시던 엄마는 흙 묻은 장갑을 벗을 새도 없이 나를 불러 세웠다. 작은 비닐봉지 하나를 내밀며 “먹어라.” 하시던 그 숨결이 지금도 귀에 선하다. 그 안에는 한 개의 보름달 빵이 들어 있었다. 반은 내가 먹고, 반은 집 강아지에게 주며 해맑게 웃던 날들이 있었다. 누나는 자기 몫이 없다며 종종 투덜댔지만, 나는 달콤함에 빠져 그 말도 흘려들었다. 세월이 꽤 흐른 뒤에야 알았다. 그 빵은 엄마가 간식으로 받은 것 중 스스로 드시지 않고 남겨두신 ‘내 몫’이었다는 사실을. 그걸 알고 난 뒤로 보름달 빵을 쉽게 먹지 못했다. 입에 넣으면 미안함이 먼저 차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마음의 모양도 조금씩 변한다. 지금은 보름달을 떠올리면 미안함보다도 어머니가 남겨주신 ‘둥근 마음’이 먼저 떠오른다. 그 마음이 나를 오늘 이 자리까지 데려왔다고 생각하면, 보름달은 늘 감사의 모양이다. 어린 시절의 음식은 뭐든지 다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