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6.4℃
  • 구름조금강릉 8.5℃
  • 흐림서울 7.4℃
  • 구름조금대전 4.1℃
  • 박무대구 3.6℃
  • 박무울산 9.8℃
  • 구름조금광주 10.7℃
  • 박무부산 12.4℃
  • 맑음고창 11.7℃
  • 맑음제주 13.5℃
  • 흐림강화 8.8℃
  • 맑음보은 -0.3℃
  • 맑음금산 2.3℃
  • 맑음강진군 5.7℃
  • 맑음경주시 4.2℃
  • 맑음거제 8.3℃
기상청 제공

美 ‘덤핑방지관세’ 부과 받은 韓 기업 현지시장서 철수

美 반덤핑 규제로 인한 철수는 국내 기업 중 우진산업이 최초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국내 한 중소 철강업체가 미국으로부터 덤핑방지관세를 부과받자 현지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미국의 덤핑방지관세 부과로 국내기업이 시장철수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합금철 제조업체인 우진산업은 최근 미국 상무부로부터 55%의 반덤핑 관세 부과받자 미국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우진산업과 코반 등 국내 업체가 수출하는 페로바나듐(절삭공구 등에 사용되는 합금철)에 대해 각각 54.69%와 3.22%의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로 지난 17일 최종 판정했다.


우진산업은 “미국이 부과한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감내하면서 미국 수출을 계속할 실익이 없어 시장에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행히 미국 수출 규모가 크지 않아 미국 대신 유럽 등 다른 해외 시장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진산업의 경우 미국 측 조사에 대응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더 높은 관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피소기업의 협조가 미진하다고 여겨질 경우 자국의 통상규정인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적용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AFA는 2015년 6월 미국 관세법 개정사항 중 하나인 '무역 특혜 연장법(TPEA)' 776조 b항의 핵심 내용으로 미국 당국이 피소업체가 제출한 자료와 통계를 사용하지 않고 AFA를 이용해 관세율을 산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이는 피소업체가 자료 제출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때 동원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관계자는 “미국의 반덤핑 규제로 수출을 포기까지 한 사례는 이전에 없었다”며 “중소기업이라서 규제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미국이 철강·금속제품 분야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까지 반덤핑 조사 대상에 올리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피해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