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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 칼럼]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26일차 - 삶의 경계에서 선택한 길

오세브리오(O Cebreiro)에서 뜨리야까스떼야(Triacastela)까지

(조세금융신문=송민재)


만약 어제 넘어졌다면 오늘은 일어서라

- H.G. Wells 영국 작가/역사학자

 

안개 낀 아침 새로운 출발

오늘은 오세브리오(O Cebreiro)에서 뜨리야까스떼야(Triacastela)까지 20km정도 걷는 여정이다.

갈리시아 지방에 들어섰다는 것만으로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예보되었던 비는 오지 않지만 출발하는 아침 길 위에는 안개가 가득하다. 전날 준비했던 아침을 간단하게 챙겨 먹고 출발을 하니 조금씩 오르막이다가 또 내리막이면서 갈리시아 지방에서의 여정을 시작한다.

 

 

▲ 조금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니 어둠과 함께 자욱한 아침 안개가 끼어 길 표시가 구분이 잘 안되는 수준이다. 숲 길을 따라 안개를 헤치고 걸어가는 동안 숲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아침을 상쾌하게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 정보: 오세브리오(O Cebreiro)에서 뜨리야까스떼야(Triacastela)까지>

오세브리오(O Cebreiro)에서 뜨리야까스떼야(Triacastela)까지 20km 구간이다. 올라왔으면 내려가야 한다. 오늘 구간을 통해 산자락을 따라 걸어가다 Fonfria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내리막 길을 걷게 된다. 올라온 길에 반해 내리막 길은 순탄하게 갈 수 있다. 하지만 항상 부상은 내리막길에서 만나는 법이니 조심하면서 내려 가도록 하자. 이제부터 갈리시아 지방의 목가적인 풍경을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구간이다. 마을을 지날 때 때론 시골스러운 냄새도 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또한 그리운 순간이 될 것이다.

갈리시아 지방에서는 주 정부가 운영하는 알베르게를 피하게 된다. 주방 시설이 없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WI-FI가 안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사설 알베르게는 주방 시설도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WI-FI를 지원한다. 주방 시설과 WI-FI 연결이 필요 없는 순례자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찾아가도 좋을 듯 하다

 

  

▲ 산길이 계속 될 것 같더니 차가 다닐 수 있을 큰 길로 합류한다. 멀리 안개가 내려앉은 산들을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일찍 출발한 듯 했는데 길을 걷고 있는 순례자들이 많다. 앞서 가고 있는 론이 보인다.

 

 

Linares

출발하고 길을 가다 Linares 직전 내리막에서 론을 만났다. 형식 군이 같이 가지 않는 경우에는 마주칠 때는 먹을 것도 나눠주면서 가기도 하지만 길을 걸을 때는 따로 가는 편이다. 순례자를 위한 시설이 많지 않지만 알베르게는 최근에 만들어져서 시설은 현대식이고 혹시 순례자 여권을 잃어 버렸다면 다시 발급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음식점이 한 곳 있는데 식품도 살 수 있다.

  

 

▲ 마을 안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고 성당이 보이는 곳을 지나면 바로 마을을 벗어난다.

  

Linares를 지나면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고 오르막을 오르고 나면 큰 순례자 동상이 있는 곳에 도착한다. 바람을 헤치며 걸어가고 있는 형상의 순례자 동상에서 오래전 순례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론과 서로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주고 길을 나선다. 길은 동상 건너편으로 길을 건너오면 까미노 표시가 있다.

  

▲ 순례자 동상에서 조금만 가면 언덕에서 Hospital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Hospital

마을 이름이 Hospital이다. 오세브리오에서 5.5km 정도 걸어오면 만나게 되는 마을이다. 마을 이름에서 누구나 쉽게 추정할 수 있듯이 이 마을의 시작이 병원이었다. 순례자들을 위한 병원에서 시작한 마을이 까미노가 활성화되면서 계속 발전하였다고 한다. 주 정부 알베르게가 옛 학교 건물을 개조하여 운영되고 있는데 마을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 도로를 따라 마을을 지나 갈 수 있다. 입구 쪽에 알베르게 안내 표시가 보인다.

   

▲ 마을을 벗어나면서 도로를 따라 갈 듯한 길이 내리막 길인 오른쪽 길로 안내한다. 그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다시 오른쪽으로 길이 접어들면서 오르막이 된다.

 


Alto do Poio

8.5km 걸어서 도착한 마을이다. 마을에는 상점과 Bar, 호스텔이 전부이다. 원래는 산 후안 기사단의 소유 영지였다고 안내 책자에서는 알려주고 있다. 이 마을에 도착하기 전부터 조금씩 이어지던 오르막이 이 마을을 지나면서 급경사로 바뀐다. 짧은 구간이지만 오르고 나면 숨차서 쉬어야 할 정도로 급경사 구간이다.

  

 


▲ 정상에 도착해서 내려다 본 마을이다. 올라오느라 꽤 숨이 차다. 마을의 크기가 무척 작은 듯 하지만 언덕 위에 상점이 있고 도로 건너편으로 마을이 이어져 있다.

  

▲ 정상에 도착해서 내려다 본 마을이다. 올라오느라 꽤 숨이 차다. 마을의 크기가 무척 작은 듯 하지만 언덕 위에 상점이 있고 도로 건너편으로 마을이 이어져 있다.

 

 

Fonfria

12km 정도 걸어왔다. Fonfria 도착하고 보니 입구 쪽 알베르게 겸 Bar가 보인다. 커피와 산티아고 케익(이름은 나중에 알았다)을 먹고 출발한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커플 순례자가 같이 들어오기에 보니 아스트로가로 가는 진흙 길에서 고생하던 그 커플이다. 혹시하고 신발을 보니 트레킹화에서 등산화로 바뀌어 있다. 비가 자주 오는 계절이라 트레킹화로 힘들었나 보다.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 출발을 하니 건너편 식당 안에선 대만 친구 잇슨이 반갑다고 손을 흔든다. 나도 손을 흔들어 주고 길을 가는데 잠시 쉬었다고 발걸음이 가벼워 졌다.

 

 


▲ 정상에 도착해서 내려다 본 마을이다. 올라오느라 꽤 숨이 차다. 마을의 크기가 무척 작은 듯 하지만 언덕 위에 상점이 있고 도로 건너편으로 마을이 이어져 있다.

 

 

Viduedo

14km 정도 걸어왔으니 6km 더 걸어가면 오늘 목적지에 도착한다. 식당 겸 알베르게 Fillobal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2군데 정도의 숙소가 더 있어서 늦게 도착하는 경우 머물렀다 갈 수 있는 마을이다. 식당 앞 돌 위에 걸 터 앉아 쉬고 있는데 멋지게 생긴 수탉이 앞을 어슬렁 거리며 다닌다.

  

 

▲ 오레오라고 부른다고 한다. 옥수수 보관 창고 용도이고 기둥에 접시 같은 돌을 받혀 놓은 게 인상적이다. 쥐가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오레오의 모양은 집집마다 마을마다 각양각색이다. 지나가면서 조금씩 다른 오레오의 모양을 보는 것도 갈리시아 지방을 걸어가는 동안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 마을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지 않는 곳을 지난다. 갈리시아 지방의 전통 가옥 형태인 돌을 기와처럼 얹은 지붕을 발견할 수 있다. 갈리시아 지방에 와서는 500m 마다 표지석이 나타나지만 대신 마을의 표시가 명확하게 안되어 있는 곳을 가끔 만난다.

   

▲ 오솔길로 보이는 길을 따라 오니 펼쳐지는 산의 풍경은 한국의 풍경과 닮아 친숙함이 느껴지고 길을 가며 만나는 나무의 모습은 간간이 한국에선 잘 볼 수 없는 나무 종류가 있어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그러다 만나는 마을의 건축 형태는 한국에선 볼 수 없는 형태라서 그런지 타국에 있음이 실감 난다.

 

 

뜨리야까스떼야(Triacastela)

20km를 걸어 뜨리야까스떼야(Triacastela)에 도착한다. 원래 이 마을은 세개의 성으로 이루어진 도시란 뜻을 가졌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마을의 경제는 오래전부터 순례자들에 의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덕분에 많은 Bar와 알베르게가 있어 선택하는 어려움을 빼고는 편한 곳이다. 6개의 알베르게가 있고 다른 형태의 숙박시설도 있으니 안내서를 잘 읽고 선택하면 된다. 주립 알베르게가 이전에는 WI-FI가 없다고 되어 있었으나 최근 안내서는 따로 설명이 없으니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마을 입구까지는 오솔길을 따라오는 분위기가 마을도 아기자기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큰 마을은 길게 이어져 있으면서 알베르게가 많이 있어 오히려 고르기가 어렵다.

 

  

오늘의 일기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파란 하늘을 보니 마치 선물을 받은 것 같은 날이다. 남은 거리가 139km라는 표지석을 보면서 얼마 안 남았네 한다. 이 길을 시작할 때 139km를 얼마 안 남은 거리로 느낄지는 몰랐다. 상황과 경험이 바뀌면 세상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는 듯 하다.

오세브리오 식당에서 합석을 해서 같이 식사를 했던 한국 순례자 분을 여기에서 또 만났다. 세계 7대 트레킹 코스는 거의 다 걸어봤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그냥 한껏 부러워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고 가고 싶은 트레킹 코스를 1~2개라도 가봤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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