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5.5℃
  • 맑음강릉 2.0℃
  • 구름많음서울 -1.9℃
  • 맑음대전 -1.9℃
  • 맑음대구 0.4℃
  • 맑음울산 1.1℃
  • 맑음광주 0.3℃
  • 맑음부산 2.1℃
  • 맑음고창 -2.1℃
  • 구름조금제주 4.6℃
  • 구름조금강화 -2.5℃
  • 맑음보은 -4.6℃
  • 맑음금산 -4.1℃
  • 맑음강진군 -0.9℃
  • 맑음경주시 -4.0℃
  • 맑음거제 0.1℃
기상청 제공

[인터뷰]③박상인 교수 “현 정부 재벌개혁 서둘러야”

“국가 경쟁력 강화 위해선 재벌개혁 필수”
“지배구조 개선만으론 경제력 집중 폐해 여전”

 

박상인 교수는 재벌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현상을 극복하고 산업전반의 경쟁력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벌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일 오후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난 박상인 교수는 재벌개혁의 필요성과 그 방법론을 펼쳐보였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박상인 교수와의 인터뷰를 총 3편으로 나눠 게재한다.[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이한별 기자) “시간은 자꾸 가고 있는데 걱정이다. 마치 다음 정권으로 폭탄을 넘기려는 것처럼 보인다.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을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결국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적폐청산을 강조하던 이번 정부의 재벌개혁 속도가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박 교수는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경제·산업 구조가 바뀌지 않고서는 한국 경제가 희망이 있을까 우려된다”며 “출발점은 재벌 중심의 경제·사회 구조를 바꾸는 재벌개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재벌개혁은 산업 전반의 구조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벌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산업경쟁력과 국가경제의 기초를 강화하기 위한 가장 유력한 수단이기 때문인데 이를 단지 소유와 지배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지배구조 개선만으로는 경제력 집중에 의한 폐해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산업경쟁력 강화라는 근본적 지향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도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최근 재벌개혁 논의는 지배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박상인 교수(이하 ‘박’) : 재벌개혁은 산업 전반의 구조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재벌개혁은 경제력 집중의 해소를 통해 산업경쟁력과 국가경제의 기초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를 단지 소유와 지배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된다.

 

Q. 순환출자를 해소로 경제력 집중이 개선되나?

 

박 : 지주회사 규제의 핵심은 경제력 집중 완화를 위해 출자단계를 규제하는 것이다. 소유지배 규제는 지주회사 규제를 얼마나 촘촘히 짜느냐에 달렸다. 향후 지주회사 지정제도를 기업집단 중심으로 바꾸어 출자단계 규제를 강화하면서 경제력 집중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Q. 현행 지주회사 지정제도의 문제점은?

 

박 : 현행 규제로는 지주회사 밖에 증권, 보험회사 등 금융사를 만들어도 규제할 수 없다. 지주회사 밑에 지주회사도 가능하다. 지주회사 밑에 지주회사가 있으면 자회사, 손자회사 규정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이번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에서 지주회사 지정제도를 바꿔야 한다.

 

Q.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관치금융 문제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는데.

 

박 : 선진국들은 금융자본이 산업자본 생성에 영향을 미쳤지만 우리나라는 반대다. 산업자본이 금융으로 진출하는 구조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금산분리가 필수다. 제조업과 단절된 금융회사가 나와야만 관치금융도 없어진다. 하지만 현 출자구조(금산 복합출자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세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안하는 것이다.

 

Q. 금산분리가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

 

박 :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관치금융은 쌍둥이다. 정부에서 의지를 가지고 금산분리를 할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펼 수도 있다. 삼성, 한화의 금융회사가 계열 분리되면 각자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Q. 경제력 집중의 폐해는?

 

박 : 우선 산업 경쟁력 측면이다.

그동안 완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재벌 기업들의 경우 협력업체 기술탈취나, 단가후려치기 등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 등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자 위기에 빠졌다. 자동차, 스마트폰 등 국내 주력산업이 이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또 하나는 국가 전체의 이익, 혹은 기업의 이익과 총수일가의 이익이 합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재벌이 기업을 세습해서 얻는 이익이 너무나 크다.

총수일가의 입장에서는 '황제경영'으로 인해 죄를 지어도 감옥에 안가는 등 사회적 특혜까지도 누릴 수 있다. 재산은 물론 사회적 영향력까지 세습되는데 이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

 

Q. 산업의 구조적 측면에서 재벌개혁의 당위성은?

 

박 : 국내 중소기업들은 하청구조, 기술탈취, 단가후려치기 등으로 인해 기술혁신에 기반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2B(기업간 거래) 성격의 중간재 산업이 죽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래서는 완제품의 품질 경쟁력도 확보할 수 없다. 재벌개혁을 통해 B2B 산업 영역에 혁신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큰 회사가 나올 수 있다.

 

Q. 재벌개혁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박 : 구조조정은 비생산적인 곳에 머무는 자원을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들어가게 만드는 것이다. 흔히 구조조정 하면 실직을 떠올리지만 (사람이든 돈이든) 구조조정 후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혁신이나 일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벌의 과도한 수직계열화나 내부거래를 제한해야 하는 이유는 이처럼 제조업이나 중간재 산업에 기회가 생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Q. 사실 우리나라는 구조조정 당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구조다.

 

박 : 노키아가 망했을 때 나와서 벤처기업을 차린 이들이 꽤 많다. 결국 노키아에서 줄어든 노동자 수보다 노키아에서 나와 벤처기업을 만든 사람들이 고용한 사람 수가 더 많았다.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며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한 사례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크게 성장한 국내 기업들을 보면 다음, 카카오, 게임업체 등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업체들이다.

 

Q. 과거 일본 기업 오너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중 경영권 승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소로 ‘(능력 있는) 후계자가 없다’를 꼽은 이가 가장 많았다. ‘높은 상속세’를 첫 손에 꼽는 국내 기업 오너들과는 기업가 정신 자체가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박 : MS의 주식 절반을 지니고 있었던 빌게이츠는 주식을 모아 경영권 승계에 몰두하는 대신 유망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가능성 있는 기업들에 투자한다면 생산성이 올라가고, 사회 전체 이익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Q. 개혁을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다가오고 있다. 재벌개혁에 대한 느낌은?

 

박 : 새 정부가 들어오고 적폐청산을 외쳐서 재벌개혁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답답하다는 느낌이다. 시간은 자꾸 가고 있는데 걱정이다.(그는 이 대목에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치 다음 정권으로 폭탄을 넘기려는 것처럼 보인다.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을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결국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다.

 

Q. 김상조, 장하성 등 현 정부인사들을 향한 대중의 기대는 여전하다.

 

박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우 자발적 재벌개혁을 주문하고 있는데 좀 더 강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켜보겠다는 것은 불확실성 높이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 법을 만들고 단계적 변화를 유도하는 등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합리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관련 법안을 만드는데 6개월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