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0.3℃
  • 맑음강릉 6.6℃
  • 맑음서울 1.0℃
  • 맑음대전 4.4℃
  • 맑음대구 4.4℃
  • 맑음울산 5.0℃
  • 맑음광주 5.7℃
  • 맑음부산 6.6℃
  • 구름조금고창 4.5℃
  • 구름많음제주 8.7℃
  • 맑음강화 1.3℃
  • 맑음보은 2.2℃
  • 맑음금산 3.3℃
  • 맑음강진군 6.6℃
  • 맑음경주시 4.9℃
  • 맑음거제 5.5℃
기상청 제공

경제 · 산업

박용만 "규제개혁 시급...성장·분배 담론 벗어나야"

"정책방향 잘 잡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800개나 더할 규제 뭐가 있나" 국회 질타

"냄비 안의 개구리가 지금까지는 땀을 뻘뻘 흘리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정말 화상을 입기 시작할 것이다.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규제개혁 전도사'를 자처하는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은 26일 출입기자단 송년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를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하면서 활력을 되찾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규제개혁 노력을 강한 어조로 거듭 촉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회를 여러 차례 방문해 규제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했던 박 회장은 특히 "정부가 규제혁파에 앞장서야 하는데 안서고 있다"며 여야 정치권에 이어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전체적인 진단과 해결책은.

▲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구조적 하락세에 있기 때문에 해결책도 구조적이고 근본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정부가 상당수 공감하고 정책에 일부 반영했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방향은 잘 잡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정책이 만들어지고 수행되는 과정에서 디테일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구호나 선언에 끝날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

 

성장이냐 분배냐를 선택하는 이념적이고 소모적인 담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규제나 제도의 플랫폼을 바꿔 성장을 용이하게 하고, 동시에 양극화 해소와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분배도 개선해야 한다.

 

-- 우리 경제가 구조적 하향 추세에 있는 원인은.

▲ 역대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진행된 것이다. 마치 이번 정부 들어서 그렇게 된 것처럼 얘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고도 성장세가 꺾이고 새로운 이머징마켓이 대두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정책 방향을) 바꿨어야 했는데, 과거의 모델로 새로 부상하는 나라들과 힘겨운 경쟁을 하면서 동시에 규제에 막혀서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 최근 카풀 서비스 찬반 논란에 대한 입장은.

▲ 내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극한대립의 한복판으로 끌려가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다만 갈등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봐야 한다. 운수, 소매, 음식, 숙박 등 4개 생활서비스업이 대부분인데, 이들 업종은 유난히 영세상인들이 많은 분야다. 이분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굉장히 고통스러운데, 국민 입장에서는 서비스 욕구가 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 협력이익 공유제, 집중투표제 등 사회적 논란이 좀체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 아무도 십자가를 지고 싶어 하지 않아서다. 그렇다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건 우리가 이런 선진국화를 겪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운동 차원의 분위기 조성 같은 게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유난히 규범의 룰이 작용하지 않고 법만 작동하는 경향이 있다. 규범이 작용하지 않고 아무도 십자가를 지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법은 자꾸 늘어나는 것이다. 20대 국회 들어 기업 관련 법안이 1500개 이상 발의됐는데, 이 가운데 800개 이상이 규제법안이다. 지금도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죽겠다는데, 800개나 더할 규제가 뭐가 있나.

 

-- 정부가 져야 할 십자가는 어떤 것인가.

▲ 정부가 규제혁파에 앞장을 서야 하는데, 말은 하지만 잘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동정적이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전인미답의 규제혁파를 할 경우 '일대혼란(total chaos)'이 일어날 것 같다는 불안이 있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감사를 받는 과거 사례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 정부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해야 할 3대 과제는.

▲ 우선 더 늦기 전에 파격적인 규제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땀을 뻘뻘 흘리던 냄비 안의 개구리가 이제 피부 곳곳에 화상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두번째는 우리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남북관계가 잘됐으면 좋겠다. 글로벌 경제가 꺾이고 내수 경기도 안 좋은데 남북관계마저 틀어지면 어떤 일이 생길지는 상상하기조차 싫다.

 

세번째는 갈등을 해결할 때 누구나 다 행복하게 하는 해법은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십자가를 매면서 근본적인 치유를 했으면 좋겠다.

 

-- 정부와 소통은 잘 되고 있나.

▲ 제가 전화하면 누구나 다 만나준다.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어느 때나 다 만나준다. 예전에는 전화통화도 쉽게 못 했는데 과거 어느 정부 때보다 열려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제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기회를 살리라'고 말한 게 잘못된 경기진단이었다는 일부 지적이 있는데.

▲ 그건 대통령의 잘못이 아니라 통계를 제시한 사람의 잘못이다. 경제가 나쁘다는 건 다 알고 있는데 대통령이 어떻게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하겠느냐. 그래서 다 바뀐 것 아닌가?

 

-- 대통령 순방에서 기업인 행사가 사라진 이유는.

▲ 왜 없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못 들었다. 다만 이번 정부는 순방 기간에 경제포럼 열어 기업인들과 악수하고 연설하고 끝내는 것을 진부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다른 형태로 해보자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서 열심히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데, 국제관례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 내년 경제인 신년인사회 때 대통령 참석 여부는.

▲ 안 오실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작년에는 (대통령 불참이) 당황스러웠고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청와대에서 '관행대로 하면 가야 할 곳이 너무 많다'고 말해서 이해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