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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ㅇㅈ? ㅇㅇㅈ!" 서울본부세관, 세대공감 나섰다

'세대공감 2050 프로젝트' 발대식...세대혁신으로 조직문화 'UP'

조직문화에 꼰대스러움이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다면, 수면 아래에서 조용하게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찾아내기도, 해결하기도 결코 쉽지 않다. 앞으로 90년대생들을 맞이하는 조직에서는 단지 또라이만을 솎아내는 것이 아니라 중증 꼰대 또한 찾아내 개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 임홍택 <90년생이 온다> 中

 

(조세금융신문=박가람 기자) "꼰대 ㅇㅈ? ㅇㅇㅈ!"

'꼰대'의 사전적 의미는 '늙은이' 혹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지칭하는 은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꼰대는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에게 자신의 사고 방식을 강요하는, 일명 '꼰대질'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얼마전 발표된 2019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최종합격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총 합격자 5067명 중 3705명, 약 73%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90년대생들이 공직에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것인데, 관세직 공무원(일반)의 경우 최종합격자 197명 중 163명, 약 83%가 20대였다.

 

서울본부세관도 최근 신규 인력이 급증해 올해 4월 기준 직원 680여 명 중 20대가 12%, 30대가 28%로 2030세대의 비율이 50%에 달한다.

 

최근 서울본부세관은 세대격차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잠재적인 갈등 요인을 예방하기 위해 '세대공감 205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 한해 이해·공감·소통을 중점으로 한 조직 차원의 세대혁신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발대식 현장은 자유로운 파티장 같았어요!" 

 

프로젝트의 첫 시작으로 지난 17일 서울본부세관 스카이라운지에서 열린 발대식에 참석한 경력 3년차 27살 강 모 관세행정관이 한 말이다.

 

처음에는 그 어느 누구도 정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국과장과 젊은 직원으로,  2030과 4050으로 나뉘었다.

 

어색한 분위기. 서울세관은 직원들이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내 이름을 불러주오' 운동을 전개했다.

 

강 행정관은 "초반에는 어색했는데 중반 이후 국장님, 과장님들께서 누구누구 반장 이렇게 이름을 직접 불러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서로간의 이해를 위한 노력은 신조어·줄임말 배우기, 꼰대 자가진단 테스트, 세대갈등 극복사례 공유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꾸준히 이어진다.

 

하반기에는 외부전문가를 초청해 '세대공감 아카데미'를개설하고, '세대공감 지식나눔' 행사도 개최한다.

 

2030 세대는 스마트폰 앱 활용, SNS, 핀테크 등 기성세대가 어려워할만한 지식을 알려주고 4050세대는 승진, 결혼, 육아, 건강 등 인생과 업무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해진 서울세관 운영과장을 위원장으로 한 ‘세대공감위원회’도 신설해 2030의 의견을 듣고 자체적으로 혁신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며, 홍보팀이 직접 나서 각 세대별 기획 인터뷰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임용된 오연진 관세행정관은 "올해 세대공감 프로젝트로 인해 업무내외적으로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내기 공무원으로서 선배들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강 행정관도 "업무를 떠나서 모였던 자리 자체가 의미 있었다"며 "아직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야하는 부분이 많지만 세대공감 프로젝트로 인해 공감할 수 있는 모임이 많아지면 연말에는 소통을 넘어 조직문화가 혁신적으로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세대공감 2050 프로젝트' 추진은 이명구 서울본부세관장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969년생으로 세관장 중에는 비교적 젊은편에 속하는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 말로만 강조하는 소통이 아닌 직접 행동하는, 예컨대 "업무도 중요하지만 우선 건강해야 한다"며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줄 아는 선배다.

 

특히 얼마전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읽고 젊은 직원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이번 프로젝트 추진에 공감했다고 한다.

 

이명구 서울세관장은 "연령에 따라 살아온 방식과 환경이 다른 만큼 세대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서로 다름에서 오는 차이임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세대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통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조성해 출근이 즐겁고 일하기 행복한 서울세관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근이 즐겁고 일하기 행복한 서울세관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세대공감 2050 프로젝트'가 좋은 사례로 남아 전국 세관, 나아가 전 공직사회에 알려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아참. 서두에 쓴 "꼰대 ㅇㅈ? ㅇㅇㅈ!"의 뜻은 "꼰대 인정? 어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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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