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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號 농협 출범…농업활로모색·조직개선 등 숙제 산적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공론화도 관심

새 농협중앙회장으로 31일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 조합장이 선출돼 앞으로 4년간 농협을 이끌게 됐다.

 

신임 이 회장은 당선공고일인 이날부터 220만명 조합원과 자산 400조원, 계열사 31개, 임직원 8만여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앞으로의 과제와 책임도 막중하다.

 

◇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 포기 등 농업환경 악화 극복해야 = 무엇보다 갈수록 악화하는 농업 환경에 대응해 농업의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 농업계의 요구다.

 

지난해 정부가 WTO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농업계가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WTO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공익형 직불제를 올해 5월 도입하고 예산 2조4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근본 대책은 못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당장 쌀 관세율 513%는 새로운 협상 전까지 유지되지만 다른 보호 대상 품목이 줄어들면서 고추와 참깨, 마늘 등 품목의 관세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은 농가소득 제고를 위해 농축산물 수급과 가격 안정에 힘쓰고, 농업경영비 절감에 나서야 한다. 이와 함께 농외 소득원 발굴, 농업인 월급제 또는 농민수당 도입의 당위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사상 처음으로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쌀 소비 감소에 따른 전국 150개에 달하는 미곡종합처리장의 수익성 악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가 연간 1조2천억원 상당을 저리 자금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쌀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시설 현대화와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 은행 편중 수익구조, 방만 경영 등 내부 혁신 급선무 = 조직 내부에서도 재무구조 악화와 수익구조의 편중, 방만 경영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농협 순이익은 2조1천261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3.2% 감소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신용사업의 순이익이 소폭 증가한 반면 농식품 판매가 주력인 경제사업은 순손실이 31.5% 급증했다.

 

금융지주 내에서도 농협은행의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해 전체의 80%를 넘어섰으나 다른 계열사의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 1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농협의 전체적인 덩치가 커졌다고 하지만 농협은행 이외 계열사와 사업의 부진은 조직 전체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데도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 등 농협의 고질적 병폐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농협이 초고가 무기명 골프회원권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발표하고도 여전히 458억원 규모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됐다.

 

직원들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고 대출이자 2.87%를 현금으로 보전해 일부 직원이 무이자 특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1억원대 연봉자도 4년 만에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직선제 전환 등 중앙회장 선거 개선에 공감대 = 중앙회장 선거 때마다 제기되는 불법·혼탁 논란을 해소하고, 간선제 방식에서 직선제로의 전환 논의도 본격화해야 한다.

 

김병원 전 회장도 당선무효형은 아니지만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은 것을 비롯해 중앙회장 선거 때마다 불법 시비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아울러 농업계에서는 '체육관 선거',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현행 간선제 방식의 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번 선거 후보들도 공약을 통해 이 같은 개선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새 회장은 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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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