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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임대료 안 내리나" vs "안 깎아주면 못된 임대인인가“

'착한 임대인 운동'에 일각 볼멘소리도…전문가 "정부 인센티브 필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에게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깎아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에서 마찰음도 들리고 있다.

 

임대료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한 임차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한편 여유가 없는 임대인들은 인하를 요구하는 임차인들에 곤욕을 겪고 있다.

 

18일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이달 17일까지 전국적으로 임대인 2298명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점포 기준으로는 2만4921곳이 혜택을 받고 있다. 임대료를 내린 전통시장과 상점가도 375곳에 달한다.

 

하지만 임대료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한 일부 임차인에겐 착한 임대인 운동 자체가 여러모로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서울 구로구의 한 3층 건물에서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 A(47·여)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70%까지 줄자 이달 초 임대인 B씨에게 월세를 내려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

 

B씨는 "1년 내내 장사가 안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모두 다 힘든 시기"라면서 납부 기한만 몇 달 미뤄주기로 했다.

 

A씨는 "월세가 밀린 적도 없고, 상가도 깨끗하게 관리해서 임대인과 관계가 좋았다"면서 "장사 안되는 걸 뻔히 아니까 당연히 깎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딱 잘라 말하더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주위 상가들은 임대료를 얼마나 내려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임대료 인하를 당연시하는 임차인들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은 임대인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선 대출을 안고 건물이나 상가를 사는 경우가 많아 일부 임대인들은 대출금 원금과 이자, 세금, 공과금까지 다 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고 싶어도 동참할 수 없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것이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2층 상가건물을 임대 중인 C(68)씨는 "노후를 위해 대출을 받아 산 작은 건물이 있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 손해를 보더라도 임대료 인하를 생각했는데 임차인 2명이 먼저 찾아와 50% 인하를 요구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장사가 잘돼도 제때 임대료를 잘 내지 않던 사람"이라며 "그런데도 지금 임대료를 안 내리면 소문이 나서 이 건물이 망할 것이라는 말까지 하더라"고 토로했다.

 

임대인들의 부담이 커지자 이달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은행들도 임대사업자 대출이자를 낮춰달라는 내용의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착한 은행으로 응답해 주십시오'라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부동산업계는 착한 임대인 운동의 좋은 취지와 임대인의 부담을 모두 고려해 정부가 인센티브로 운동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전문가인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취지가 좋고, 이런 위기엔 상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을 확산해야 한다"면서 "이럴 때 임대료를 안 내리면 소상공인들이 떠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급등으로 나타나는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건물 가격은 더 내려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요보다는 정부가 임대소득세나 법인세 등을 낮춰주는 인센티브를 줘 이 운동을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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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