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7 (수)

  • 흐림동두천 2.7℃
  • 구름많음강릉 6.9℃
  • 흐림서울 5.2℃
  • 구름많음대전 6.4℃
  • 흐림대구 5.7℃
  • 흐림울산 7.9℃
  • 맑음광주 7.4℃
  • 부산 9.4℃
  • 구름많음고창 7.7℃
  • 제주 14.2℃
  • 구름많음강화 3.4℃
  • 구름많음보은 3.6℃
  • 흐림금산 5.8℃
  • 구름많음강진군 6.4℃
  • 흐림경주시 4.8℃
  • 구름조금거제 7.6℃
기상청 제공

금융

기업 자금조달 '빙하기'…4월 회사채 발행 작년의 반토막

회사채·국고채 금리 차 10년 7개월 만에 최대

이달 들어 기업 회사채 발행 규모가 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 규모는 약 4조원으로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작은 '순상환'을 기록했다.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를 보여주는 스프레드는 10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회사채 금리가 상승해 스프레드가 확대되며 회사채 발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도 매입하기로 함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 제외 회사채 발행액은 2조6천9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1% 줄었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도 32.3% 감소한 것이다.

 

올해 회사채 발행액은 1월 6조8천억원 수준에서 2월 12조3천억원으로 급증했다가 3월 5조1천억원으로 다시 줄어든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에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 회사채 발행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우려가 커지며 회사채 발행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회사채 상환액은 3조9천338억원으로 발행액을 1조2천억원 넘게 웃돌았다.

 

이로써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작은 순상환을 보였다. 회사채 만기 상환액이 새로 발행된 금액보다 큰 것으로,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서기보다 부채를 갚는 데 더 신경 썼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월 회사채 발행액은 상환액보다 6조원 넘게 많았다가 3월에는 격차가 6천400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이달 들어서는 역전된 상황이다.

 

이처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줄고 상환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되며 신용경색이 심화해 회사채 발행 환경이 그만큼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다가 미달 사태가 발생하면 마치 문제가 있는 회사로 오해받을 수 있는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회사채와 국고채 간의 신용도 차이를 보여주는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전날 기업의 신용 위험을 보여주는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신용 스프레드는 1.157%포인트(p)로 2009년 9월 18일(1.160%p)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은 국고채 대비 회사채의 위험성이 높아져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을 뜻한다.

 

두 채권 간 스프레드는 2월 말까지만 해도 0.603%p 수준에 그쳤으나 3월 말 1.007%p로 1%p 선을 넘은 데 이어 이달 들어 계속 확대됐다.

 

당분간 회사채 시장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 하향 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어 우량 회사채조차 투자 수요를 모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한국은행이 이달 들어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에 최대 10조원을 대출하는 금융안정특별대출 제도를 신설했지만, 회사채 금리는 이달 들어서도 계속 상승 중이다.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2월 말 1.707%에서 3월 말 2.077%로 상승한 데 이어 전날 2.188%까지 올랐고 BBB- 등급 금리는 2월 말 7.842%에서 3월 말 8.285%로 상승한 데 이어 전날 8.412%로 올랐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금융안정특별대출 제도는 회사채 스프레드가 추가 확대되는 것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회사채 시장의 강세 요인은 아니다"며 "비은행기관이 회사채 비중을 확대한 요인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 한국은행의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 신설에도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은 여전히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CP까지 매입하겠다고 밝혀 효과가 주목된다.

 

금융위는 구체적인 매입 기구 구조, 매입 범위 등은 한국은행과 함께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