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화)

  • 구름많음동두천 3.5℃
  • 구름많음강릉 7.4℃
  • 흐림서울 4.4℃
  • 흐림대전 8.7℃
  • 흐림대구 6.6℃
  • 흐림울산 9.4℃
  • 구름많음광주 9.2℃
  • 흐림부산 9.9℃
  • 구름많음고창 9.5℃
  • 맑음제주 12.7℃
  • 구름많음강화 4.5℃
  • 흐림보은 5.4℃
  • 구름많음금산 7.8℃
  • 구름많음강진군 8.1℃
  • 흐림경주시 6.5℃
  • 흐림거제 8.4℃
기상청 제공

종합뉴스

"인국공 다음은 우리?" 촉각 곤두세운 공공부문 직원들

공사·자치단체 추가 직고용 가능성 우려 목소리…일부는 "무조건 막아야" 주장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보안검색 직원 1900여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다른 공기업·공공기관 재직자들도 자신들의 직장이 '제2의 인국공'이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다음 비정규직의 정규직 직접고용 기관이 어디일지, 무엇이 적절한 정규직 전환방식인지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교통공사 등 각종 공사와 자치단체 등이 주로 거론되는 대상이다.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지난해 말 자회사 고용 형태로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지만, 공사 직원들은 다시 '본사 직고용' 형태로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A씨는 2일 "기존 본사 정규직보다 더 많은 하청업체 직원들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모두 직고용하면 점차 그들의 세력이 커져 기존 정규직 직원들의 업무 영역까지 세가 확장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채용 과정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한 구청 공무원 B씨는 "기존 정규직들과 다른 절차를 거쳐 입사한 비정규직 직원들이 공채로 들어온 직원들과 똑같이 직고용된다면 애초에 채용 절차를 따로 두는 의미가 없다"며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얻기 위해 각자 노력을 기울였던 청년들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2017년 7월 20일 공공기관 비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올해 말까지 20만 5천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비정규직 19만 3000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이 결정돼 목표치의 94.2%를 달성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조직 규모와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해 직접고용이나 자회사 고용 등 전환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국민의 생명·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는 직접고용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형태를 두고 비정규직과 기존 정규직 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 사업장이 적지 않아 인국공에 앞서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부문에서 지속해서 갈등이 불거져 왔다.

 

반면 공정한 과정이 전제된다면 정규직 직고용을 찬성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종시의 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C(27)씨는 "전환 대상자인 비정규직들도 기존 정규직 채용 과정과 동일한 수준의 공정성이 보장되는 선발 과정을 거친다면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무조건적인 직고용은 반대하지만,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규직 직장을 모두가 희망하고, 특히 공기업 취업 과정에서 공정성은 가장 중요하게 담보돼야 하는 영역인데 '인국공 사태'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깨졌다는 청년들의 인식이 많다"며 "정규직 전환 대상 일자리에 대해 기존 비정규직들도 외부인들과 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는 등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