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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태릉 아파트값 21.36% 올라

여당 행정수도 이전 제안에 세종 실거래가 폭등하고 매물 실종
공급대책 앞두고 개발 부지 흘리듯 공개
시장 혼란 가중 지적

 

"난리가 났어요. 세종시는 작년부터 꾸준히 올랐는데, 정치권의 행정수도 이전 발언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죠. 집주인들은 호가를 1억원씩 올리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세종시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고 26일 밝혔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9604㎡는 지난 22일 6억1천만원(18층)에 팔려 처음으로 실거래가가 6억원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25일에 기록한 이전 최고가 5억6천500만원(11층)보다 4천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아직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록되지는 않았으나 해당 면적은 최근 6억4천800만원까지 올라 매매 계약됐다.

여기에 집주인들이 매매를 보류하면서 매물이 실종된 상황이라고 중개업소 대표는 덧붙였다.

같은 동 '새뜸마을1단지 메이저시티' 전용 120.5㎡도 지난 20일 8억4천만원(4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9일 전 기록한 이전 최고가격 8억3천만원(5층)을 갈아치웠다.

이 아파트 인근에 있는 중개업소는 "8억7천만원에 나왔던 물건도 집주인이 팔지 않겠다고 해서 매물이 들어간 상태"라며 "해당 면적은 저층을 제외하고 호가가 최저 10억원, 최고 12억원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한 이래, 여권을 중심으로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16년 만에 재점화하면서 세종시의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한국감정원 통계를 기준으로 상승률 21.36%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오름폭이 가장 크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세종시는 아파트값이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최근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으로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 도담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지난달 6·17대책을 통해 대전·청주가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똑같은 규제를 받는다면 세종으로 오겠다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런 인식이 더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시뿐 아니라 정부가 택지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 태릉골프장의 주변 아파트값도 출렁이고 있다.

지난 20일 여권을 중심으로 태릉골프장의 부지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의 주례회동에서 주택 공급 활용 부지로 태릉골프장이 언급되면서부터다.

태릉골프장과 맞닿은 경기 구리시 갈매동 '갈매역 아이파크' 전용 84㎡는 이달 중순까지 7억7천만∼7억8천만원 선에서 매매됐지만, 현재 호가가 최고 9억2천만원까지 올랐다.

경기 구리시의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은 15.33%로, 경기권에서 수원(15.56%) 다음으로 크다.

 

정부가 태릉골프장에 주택을 짓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만 발표했지만, 태릉골프장과 인접한 경기도 구리시 갈매지구는 개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갈매동 '구리 갈매 스타힐스' 단지 내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태릉골프장 개발은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사안이라 웬만하면 이뤄질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며 "개발이 확정되면 집값이 더 뛸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매수 문의가 급증하고, 집주인들은 매물을 속속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태릉골프장 인근에 있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 일대 아파트도 매물이 보류되고 가격이 뛰고 있다.

공릉동 '태릉우성아파트' 전용 66.87㎡는 현재 매물이 6억6천만원(9층)에 1개가 나와 있다. 지난 4월 말 같은 층이 5억3천7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1억2천300만원 오른 셈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는 "입주 35년차 아파트로, 현재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이 진행 중"이라며 "태릉골프장 개발 이슈가 더해져 매수 문의가 급증하고 매물이 실종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태릉골프장 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급 그린벨트 국가유산인 태릉골프장을 노원구 주민에게 돌려달라"며 "강남그린벨트는 유지하고, 용산에는 대규모 공원을 지으면서, 또다시 노원구를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21일에 게시된 글은 "태릉골프장은 반세기가 훨씬 넘는 서울지역의 유일무이한 녹지공간"이라면서 "더군다나 그 지역은 왕복 8차선인데도 막히는 상습 정체 구간"이라며 아파트 건설에 반발했다.

최근 부동산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정치권에서 정책의 방향이나 개발 후보지를 흘리며 여론의 간을 보는듯한 행태가 잇따르면서 인근 지역의 집값을 들쑤시고 시장 혼란을 가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설익은 공급 대책은 시장 혼란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며 "여당 태스크포스팀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과 충분히 논의해 개발 계획과 방법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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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