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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SIU 보험조사파일] 종신보험으로 공짜 임플란트?…"사기범 전락"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은 4만7천여명, 적발 금액은 4천526억원입니다. 전체 보험사기는 이보다 몇 배 규모로 각 가정이 매년 수십만원씩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하는 실정입니다. 주요 보험사는 갈수록 용의주도해지는 보험사기에 대응하고자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SIU 보험조사 파일' 시리즈는 SIU가 현장에서 파헤친 주목할 만한 사건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종신보험 가입자 ㅈ씨는 2016년 11월 말 경기도 K치과에서 치아 10개에 대해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과정에서 치조골(치아를 지지하는 뼈) 이식술도 함께 받았다. 그 다음달 중순에도 같은 치과에서 다른 치아 8개에 대해 같은 시술을 받았다.    

 

치조골 이식술은 임플란트가 단단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환자의 손상된 치조골 공간에 치조골 이식재료를 채우는 시술을 가리킨다.    

 

K치과는 총 이틀간 치조골 이식술을 시행했는데도 ㅈ씨와 합의에 따라 하루에 치아 1개씩 12차례 시술을 받은 것처럼 허위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고 허위 진단서를 ㅈ씨에게 발급했다.    

 

ㅈ씨가 진료일을 쪼개는 허위 진단서를 요구한 까닭은 종신보험 수술특약의 '골이식술' 보험금을 최대한 많이 받아내기 위한 것이었다. ㅈ씨가 가입한 수술특약은 골이식 시술 1회(방문)당 정해진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상품으로, 시술 횟수에 비례해 가입자(수익자)가 더 많은 보험금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ㅈ씨는 12차례 시술을 받은 양 허위 진단서를 보험사에 제출하고 종신보험 수술특약 보험금을 청구해 2천760만원을 수령했다. 보험사를 속여 보험금을 2천만원 넘게 더 받아낸 것이다.    

 

ㅈ씨뿐만 아니라 비슷한 생명보험 특약상품에 가입한 임플란트 환자들도 K치과에서 같은 수법으로 약관에 정해진 것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타냈다.    

 

K치과와 환자들의 '사기'는 보험사 제보를 받은 경찰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K치과와 짜고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된 환자는 2014년 5월부터 2018년 8월까지 36명, 사기 금액은 약 7천500만원이다.    

 

지난해 8월 수원지방법원은 K치과 원장에게 의료법위반, 허위진단서 작성, 사기방조 등 혐의에 유죄 판결하고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했다. 환자 ㅈ씨에게도 사기 혐의 유죄로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K치과 원장은 환자의 허위 진단서 발급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고 진료비 외에 자신에게 추가 경제적 이익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재판부는 장기간 사기를 방조한 K치과 원장의 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환자 ㅈ씨는 사기죄 벌금뿐만 아니라 허위 청구로 받아낸 보험금도 반납했다.'

    

◇ "일부 수술특약 가입자, 보험금 많이 타내려 치과의사와 진료일 쪼개기 공모"    

치조골 이식술 진료일 쪼개기는 보험사기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꽤 알려졌는데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올해도 같은 보험사기가 전국적으로 여러 건 적발됐다.    

 

치과 간호사 경력의 보험업계 전문가 A씨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치조골 보험사기는 치아 임플란트에 건강보험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며 시술 수요가 급증한 4∼5년 전부터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원래 생명보험 수술특약의 골이식술 보험금은 치아 임플란트가 아니라 주로 정형외과 수술을 염두에 둔 보장 항목이다. 한번 수술을 할 때 정해진 보험금을 주는 형식이다. 보험금 지급 기준이 치아 수가 아닌 시술 횟수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약관에 치과치료가 제외된다는 명시적인 내용이 없어 치조골 이식술에도 보험금이 지급된다. 단, 2006년 4월 이후 약관에는 치조골 이식이 제외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실제 치조골 이식술은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다면 잇몸이 약해진 부위의 인접 치아 여러 개를 한꺼번에 시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허위 청구 내용처럼 인접 치아 여러 개를 1∼2주 간격으로 한개씩 따로 치료하면 치료효과도 좋지 않고 환자의 불편도 심해진다.    

 

하지만 2006년 3월 이전 수술특약 가입자 가운데 일부는 골이식 보험금 수령을 최대한 늘리려고 진료일 쪼개기를 원하고, 일부 치과는 이에 부응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주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극히 일부이긴 하나 수술특약이 있으면 본인 부담금 없이 '공짜' 수준으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는 치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금을 수령하려고 불필요한 치조골 이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치조골을 이식하면 임플란트 시술 기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조골 이식재가 인체조직(시신), 동물(소, 돼지) 뼈, 자기 뼈, 합성 뼈 등에서 유래하므로 감염 가능성 등 이식재료에 따른 다양한 단점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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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