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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2 (목)


[나의 법 이야기]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실거주자 종부세 부담 파드리겠습니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홍채린 기자) 사람들 대부분은 법을 모르고 산다. 무단주차 딱지처럼. 법을 접하게 되는 건 무언가 잘못됐을 때가 대부분이니까. 그렇지만 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영역에 있다. 일하고, 먹고, 친구들과 함께하고, 잠드는 곳까지. 법은 모든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고, 안전하고 행복한 법을 만들기 위해 300석 국회의사당 불빛은 매일 주변을 환히 밝히고 있다. 그들이 좋지 못한 법을 만들 때도 있고, 소모적인 싸움을 수 일, 수 주간 벌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이 싸움만이었다면, 오늘날 한국이 있었을까. 21대 국회의 시계는 전반부를 지나고 있다. <조세금융신문>은 국회의원들이 전하는 ‘나의 법 이야기’를 통해 그 의석을 비춰보려 한다. /편집자 주

 

정일영 의원의 ‘나의 법 이야기’

“곡괭이 정일영입니다. 실거주자 종부세 부담 싹 파드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인천 연수 을, 다시 말씀 드리면 송도 국제도시와 동춘 1,2동, 옥련 1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일영 국회의원입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또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국회의원이 그렇겠지만,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도 특별한 경력이 있다. 국토교통부의 고위 공무원,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한국항공대 초빙교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고위공무원에서 공기업 사장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위치에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난 9월 30일 추석 연휴 첫날, 코로나19로 사람이 많지 않은 사거리에서 손 흔들며 감사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이는 그의 모습이 위의 경력보다 더 빛나 보였다.

 

“제 별명이 곡괭이입니다. 파고 파고 또 판다고. 국정감사 때 바쁘게 질의하고 국정감사가 끝나면, 모두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죠. 문제점이죠. 문제를 제기했으면, 끝까지 파헤쳐서 개선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파고 또 파고 끝까지 판 겁니다.”

 

코로나19 여파는 전 세계 무역과 관광의 관문을 굳게 잠갔다. 공항 한쪽 화려한 쇼윈도의 면세점들에서 역시 만여 명의 실직자가 나왔다. 한 가지 놀라운 아이디어가 나왔다. 일반적인 해외여행은 ‘비행기를 탄다-외국에 내린다-외국관광을 한다-비행기를 타고 집에 온다’라는 식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외국에 가지 않고, 비행기를 타고 한반도를 한 바퀴 돌고 오는 무목적 관광상품이 출시됐다. 무목적 관광은 발매 2분 만에 전석매진되면서 항공관광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관건은 면세점이었다. 면세물품은 해외 출국장에서 살 수 있다.

그런데 무목적 관광상품은 외국에 나가는 게 아니니 이용할 수 없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정일영 의원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거듭 당국에 설명했다. 한 번의 설명으로는 안 됐다. 두 번, 세 번, 필요하면 얼마든지라도. 그 결과 무목적 비행도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면세점 판매 직원들의 일터를 조금이라도 데우기 위해 파고 파낸 성과였다. 그의 다음 관심은 실거주자의 종합부동산세감면 문제다.

 

“다주택자나 투기 집단에 대해서는 아주 강한 중과세를 부과하는 정책 방향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집은 거주하는 목적이지, 투기하는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다만, 실거주 목적으로 정말 살기 위해 갖고자 하는 분들은 정부에서 그분들을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죠.”

 

부동산은 말 그대로 현금화가 어려운 재산이다. 은퇴하고 집 한 채 있는 사람에게 연간 수십여 만원의 세금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집이 한 채 있는 경우 세금을 80%까지 감면해주지만, 영원한 해답은 될 수 없다. 집값이 오르면, 세금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주택 가격 상승은 매우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전 한국감정원)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인천시 주택매매가격 지수는 지난해 1월 101.5에서 11월 107.6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서울시가 101.1에서 105.3으로 변동한 것에 비하면 인천 집값 상승은 전국에서도 기록적인 수치다. 정일영 의원의 해답은 내집 살이에 대해서는 세금 부담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집이 한 채 있는 분 중) 과세표준 3억원 이상이 되고, 20년 보유했는데 그 가운데 15년 정도 실거주를 한 분들, 만 60세 이상이 되는 분들은 종합부동산세를 90%까지 감면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법을 발의했습니다. 그렇지만 감면을 해도 매년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세금을 내기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주택을 증여, 상속, 매매했을 때까지 세금내는 시기를 미뤄주는 이연제도 도입이 필요합니다.”

 

정일영 의원의 아이디어에 대해 정부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관건은 무엇일까. “정부 입장은 세금을 부과해서 다주택 억제 정책을 쓰고 있는데, 1주택자에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 현 정책 방향과 맞느냐는 고민이 있는 거 같아요. 제가 볼 때는 그건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다주택자에 대해선 강한 부담이 문제되지 않지만, 공시가격 자체가 계속 현실화하고 있고 그런 상태에서 세율이 올라가지 않더라도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던 분도 내게 된단 말입니다. 정부가 막으려는 건 다주택이고, 실거주는 아니죠. 내가 살 집이라면 감면해드리는 게 맞는 것이죠. 20년 보유하고 15년 실거주했다면 실거주자고요.”

 

왜 이런 법안을 발의하게 됐는지 물었다. “공평하고 행복한 사회는 내 집 한 채에서 사는 분들이 걱정 없이 생을 보낼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가 생각하는 조세 정의입니다.” 정일영 의원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게 무엇인지 아는 것이 현실 정치의 첫 출발.’

 

정일영 의원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종합부동산세 개정안도 개선될 때까지 파고 또 파겠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정일영 의원은 내일도 오늘처럼 곡괭이를 들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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