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세법상 ‘신의성실 원칙’과 과세관청의 책임
(조세금융신문=설미현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 조세는 국가 재정의 근간이자 국민의 의무이다. 그러나 그 징수 절차가 공정성과 신뢰를 잃는다면, 조세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특히 과세관청이 납세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세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법에서 신의성실 원칙은 단순한 도덕적 요청이 아니다. 국세기본법 제15조는 명시적으로 “납세자와 과세관청은 서로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행동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과세관청 또한 납세자의 신뢰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일방적으로 해석을 변경하거나 소급하여 과세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법적 원칙이다. 현실에서는 이 원칙이 자주 흔들리게 된다. 납세자가 과거 과세관청의 해석이나 안내를 신뢰하여 경제활동을 했음에도, 사후에 과세관청이 해석을 변경하고 이를 소급하여 과세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기업 인수 합병(M&A) 과정이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등 복잡한 조세특례 적용에서 이러한 사례가 잦다. 납세자는 과세관청의 공식 견해를 믿고 행동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 ‘잘못된 해석’을 이유로 과세처분을 받는 것이다. 법원 역시 납세자의 신뢰를
- 설미현 변호사(법무법인 린 파트너)
- 2025-08-01 0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