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말뚝_마경덕 지루한 생이다. 뿌리를 버리고 다시 몸통만으로 일어서다니, 한 자리에 붙박인 평생의 울분을 누가 밧줄로 묶는가 죽어도 나무는 나무 갈매기 한 마리 말뚝에 비린 주둥이를 닦는다 생전에 새들의 의자노릇이나 하면서 살아온 내력이 전부였다 품어 기른 새들마저 허공의 것, 아무것도 묶어두지 못했다 떠나가는 뒤통수나 보면서 또 외발로 늙어갈 것이다. - 시집 「글로브 중독자」 중에서 詩 감상 한 그루 나무말뚝으로 늙어가는 생을 읽는다. 푸른 그늘 드리울 때는 새들의 놀이터가 되고 쉼터가 되었지만 날개달린 것들이란 훨훨 허공으로 날아가면 그뿐 더 이상 내줄 것도 없는 늘그막, 그래도 몸통만으로 일어서서 주어진 숙명이듯 밧줄에 몸을 맡긴다. 그게 인생이다.
플라톤의 「국가론」을 보면 ‘동굴의 비유’가 나온다. 플라톤은 ‘동굴의 비유’에서 사람들은 허상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파한다. 우리 모두는 동굴 속의 죄수들처럼 자기만의 동굴에 갇혀 바깥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자기만의 잣대로 세상을 판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동굴 속의 죄수들은 태어날 때부터 온 몸이 쇠사슬에 묶여 있어 벽면에 비춰진 그림자만 보고 있다. 그들은 동굴벽면의 그림자를 진짜라고 믿으며 평생을 살아간다. 일종의 고정관념의 덫이자 과잉신념이 가져 온 자기왜곡이라 할 수 있다. 모바일, SNS의 발달로 인한 불신의 그늘 21세기를 사는 오늘날의 우리도 유감스럽게 이와 같은 자기왜곡의 덫에 걸려 있다. 수많은 정보와 가짜뉴스가 뒤섞이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받아들이려 한다.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자기방식대로 해석하고 그것만이 진짜라고 믿는다. SNS 발달과 모바일의 급속한 진전으로 정보의 생산과 유통은 빨라지는 대신 불신의 동굴이 무수히 생겨나고 있다. 자기자신과 이해집단의 프레임에 갇혀 동굴 바깥세상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에 대하여는 눈을 감고 마는 것이다. 최근 정치의 계절을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더욱 절감했겠지만 메신저 등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_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詩 감상 꽃은 피면 지는 법입니다 그리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절망의 끝자락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꽃 지면 아름다운 봄날도 가겠지요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을 바라보세요 사는 일은 찰라입니다
소아시아의 고대 국가 프리기아(Phrygia)의 왕 고르디아스는 자신의 전차에 복잡한 매듭을 만들어 매달아 두었다. 그리고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소아시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고, 그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매듭을 풀어보려 했지만 모두 실패하였다. 이때 페르시아를 정복한 알렉산더(Alexander) 대왕이 이 소문을 듣고 달려왔다. 알렉산더 대왕은 매듭에 대한 신탁을 전해 듣자 단칼에 매듭을 잘라버렸고, 예언대로 그는 훗날 동방을 정복하고 아시아의 지배자가 되었다. 이와 같이 고르디아스의 매듭(Gordian knot)은 콜럼부스의 달걀처럼 복잡한 문제를 발상의 전환이나 창의적인 방식으로 손쉽게 해결하는 의미로 쓰인다. 안팎으로 난마처럼 얽히고 설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인 대책만으로는 한계 최근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을 보면 미시적인 처방이나 단편적인 접근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주변국과의 갈등요인과 더불어 내부적으로는 내수부진과 고용불안, 청년실업 문제, 가계부채 및 한계 취약기업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IMF는 지난 4월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
우리를 눈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일로(silo)는 농장에서 곡식을 저장해두는 원통형의 저장고를 말한다. 유럽의 시골길을 가다 보면 원통형의 창고인 사일로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한편, 사일로 이펙트(silo effect)는 기업이나 조직에서 각 부서들이 사일로처럼 담을 쌓고 자기 부서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현상을 말한다. 자기 부서의 이익관리에만 치중하게 되는 경우 조직 내 협업이나 소통에는 소홀하게 되는데 이는 기업 전체적인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다양한 점과 점 사이 존재하는 수 많은 선(線)을 보지 못하고 자기만의 칸막이, 혼자만의 동굴에 갇혀버리는 것이다. 금융전문가이자 인류학자이기도 한 질리언 테트는 그의 저서 '사일로 이펙트'에서 일본의 소니가 몰락한 이유나 9.11테러, 글로벌 위기 등의 근본원인을 파악하고자 했다. 그는 소니의 몰락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은 다름 아닌 의사소통의 단절과 조직 내 이기주의에 있다고 단언한다. 오늘날의 금융산업은 현물과 선물, 파생상품시장 등이 모두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한쪽 면만 바라봐서는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그러나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이나 영
최근 세계경제는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소위 ‘우버화(Uberization)’가 화두다. 우버화는 on demand 서비스인 차량공유 플랫폼인 우버에서 유래된 말이다. 우버화의 핵심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특정 플랫폼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를 직접 주고 받는다는데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지속된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은 소비자들의 소비 방식을 ‘소유’에서 ‘공유’로 전환 하도록 만들었다. 초기 택시와 숙박에서 시작된 공유경제는 자율 주행택시를 거쳐 물품 전달서비스인 ‘우버러시’, 음식배달을 위한 ‘우버잇츠’, 지식공유, 플랫폼을 통한 빈곤층 일자리 제공 등 최근 다양한 분야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미 우버의 기업가치는 70조 원 이상으로 평가 받는다. 최근 영국의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우버 서비스 같은 공유경제가 택시와 같은 기존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란 종전 주장과 달리 오히려 전통경제의 일자리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09~2015년 뉴욕 등 우버택시가 운영 중인 주요도시의 노동 관련 통계를 분석한 결과 기존 택시 인력이 약 10%, 자영업자의 택시인력이 약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
2008년 글로벌 세계 경제위기 이후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은 많은 나라에서 주요한 관심사이자 핵심 경제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해 8월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지속가능하며 균형적이고 포용적인 성장을 추구한다ʼ는 내용의 정상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20개국 세계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경제성장이 모두의 필요를 충족하고 모든 국가와 모든 사람들, 특히 여성, 청년, 소외집단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더 많은 일자리 창출, 불평등 해결, 빈곤 퇴치 등을 통해 소외받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이를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월드뱅크(WB)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 세계 성인 20억명이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도 받지 못하는 금융취약계층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은 금융취약계층을 껴안는 포용적 금융정책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절실한 아젠다로 부각될 것이 틀림없다. 그동안 우리나라도 자칫 ‘시장실패’로 인해 소외될 수 있는 서민·취약계층 지원 문제에 대해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의 관점에서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추진해 왔다.
최순실게이트로 얘기되는 최근 사태의 주요 키워드는 탐욕이다. 권력과 돈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중독과 욕심이 부른 참극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이 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욕망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노력 한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얻어도 늘 부족한 것을 느낀다. 어찌보면 본능적인 결핍이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빈 자리, 탐욕과 욕망은 인간 세상을 일관되게 지배하고 있다. 원래 불교에서는 5욕(五慾))이라고 하여 식욕(食慾)·색욕(色慾)·재욕(財慾)·명예욕(명예욕)·수면욕(수면욕) 등을 들고 있다. 따라서 이것을 구하는 것 자체는 인간의 본성에 해당하기 때문에 뭐라 할 것이 못 된다. 다만, 욕심이 지나칠 때 사단이 나고 문제가 생긴다. 이런 인간의 본성을 두고 일찍이 프로이트는 ‘욕망’이란 욕구 충족에 대한 ‘마음의 활동’이며, 인간이 죽기 전에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본질적인 것이라고 갈파한 바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는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데 있다. ‘무엇을 추구하는지도 모른 채 끊임없이 욕망하는 것’이 이 시대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