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보릿고개
보릿고개 / 정찬열 삘기 꽃이 하얗다 가슴 시린 보릿고개 봄은 저만큼 가버렸지만 어릴 적 잘도 찾던 한 줌의 삘기 트로트 노래 경쟁 속에 나이 어린 가수가 박수받은 그 노래 “아이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젊은이들은 알까 한 많은 보릿고개를 봄이면 언덕을 헤매며 허기에 뽑아 든 한 주먹 삘기 감 쪼개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고 송기松肌 껍질 벗겨 먹었던 앙금 같은 세월 삘기 뿌리 칡넝쿨에 찔레 순을 꺾어 먹었던 그 시절 한 많은 보릿고개 [시인] 정찬열 광주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수필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정회원 저서 : 1 시집 / 날개 꺾인 삶의 노래 2 시집 / 다시 오지 않는 삶의 구간들 수필 / 짓눌린 발자국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어릴 적 먹었던 삘기, 껌처럼 오래도록 씹어 먹기도 하고 가시에 찔리면서 맛난 순을 먹기 위해 상처도 아랑곳하지 않고 꺾어 먹었던 찔레, 키만큼이나 깊게 파야 나오는 칡뿌리를 들고 질겅질겅 씹던 시간, 돌아보면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도 그리움과 추억으로 가슴에 남는다. 지금은 보릿고개가 없지만, 또 다른 빈곤으로 다가오는 보릿고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아픔이 그 또한 그리움으로 자리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