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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명의로 아파트 33채 '쇼핑'…의심 거래 570건 적발

국토부, 재작년 '7·10대책' 이후 저가아파트 거래 기획조사
무더기 '갭투기'로 아파트값 띄운 뒤 현지인에게 되팔아 시장교란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다주택자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법인 명의로 지방의 1억원 미만 아파트를 33채나 사들이는 등 투기가 의심되는 거래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작년 9월까지 전국에서 저가 아파트를 매수한 법인·외지인 거래 8만9천785건 가운데 이상 거래로 분류된 1천808건을 정밀조사한 결과 총 570건의 위법 의심 사례를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국토부는 재작년 '7·10 대책' 발표 이후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아파트가 규제의 사각지대로 알려지며 다주택자의 투기 대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동안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벌였다.

적발된 유형과 건수를 통보 기관별로 보면 법인 명의신탁 위반 등으로 경찰청 통보 45건, 가족 간 편법증여 등으로 국세청 통보 258건, 소명자료 미제출 등으로 관할 지방자치단체 통보 322건, 대출용도 외 유용 등으로 금융위원회 통보 2건 등이다.

 

 정부는 2020년 7·10 대책을 통해 보유주택 수에 따라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올렸지만,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인 경우는 주택 수에 상관없이 기본 취득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규제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 중과 대상 주택에서도 제외됐다.

이 때문에 일부 다주택자와 법인 등 투기 수요가 1억원 이하 아파트로 몰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2020년 7월 전체 아파트 거래의 29.6% 수준이었던 법인·외지인 거래 비중은 같은해 12월 36.8%, 지난해 8월 51.4%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법인·외지인의 저가아파트 매수 거래에서 자기자금 비율은 29.8%, 임대보증금 승계금액 비율은 59.9%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통상적인 아파트 거래에서 평균 자기자금 비율이 48.1%, 임대보증금 승계 비율이 23.5%인 것과 비교하면 법인과 외지인 거래의 경우 본인 돈은 적게 들이면서 임대보증금을 통한 '갭투자' 비율이 2배가량 높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별로 법인·외지인 매수가 집중된 지역은 충남 천안·아산(약 8천건), 부산·경남 창원(약 7천건), 인천·경기 부천(약 6천건), 충북 청주(약 5천건), 광주(약 4천건)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법인·외지인의 평균 매수 가격은 1억233만원으로 1억원을 살짝 넘겨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1억원 미만에 해당됐다. 단기 매수·매도한 사례는 6천407건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매매차익은 1천745만원으로 전체 저가아파트 거래 평균 차익(1천446만 원)보다 20.7%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단기 매수·매도한 경우 아파트 평균 보유기간은 129일에 불과했으며 매도 대상은 현지인(40.7%)이 가장 많았다.

국토부는 "법인과 외지인이 저가아파트를 '갭투기'로 매집해 거래가격을 높이고 단기간에 실수요자에게 되팔아 높은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며 "거래가액 중 임대보증금 비율이 높아 향후 집값 하락 시 '깡통전세'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토부는 "이번에 적발한 위법 의심 거래 570건은 관계기관 조사를 통해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위법 거래 적발을 위한 후속 기획조사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며 "거래가격이 급등하고 법인·외지인·미성년자의 매수가 많은 특이동향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투기 의심 거래를 심층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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