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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4 (화)


[이슈분석] 세금으로 한 번, 대출로 또 한 번…다주택자 보유 전략 흔든다

양도세 중과 4년 만에 재개
주담대 만기 연장도 규제 검토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확정된 가운데, 정부가 세제에 이어 금융 규제까지 병행하는 이른바 ‘보유 억제 패키지’를 가동하는 분위기다. 매각에는 세 부담을, 보유에는 금융 제약을 동시에 부과해 다주택자의 선택지를 좁히겠다는 정책 기조가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매도하면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세를 포함하면 최고 세율은 82.5%에 달한다.

 

◇ 다주택자 ‘보유’ 압박 본격화…세제 이어 대출 규제 논의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4년 만에 재개되면서, 세제 부담 현실화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대응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과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 개선을 위한 3차 회의를 열었다.

 

앞선 두 차례 회의가 현황 점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실제 실행 가능한 규제 시나리오를 놓고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다주택자와 주거용 임대사업자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신규 대출과 동일한 기준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핵심 논의 대상으로 올랐다.

 

현재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신규 주담대가 사실상 차단돼 있지만,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은 관행적으로 허용돼 왔다. 금융당국은 이 지점을 가계부채 관리의 사각지대로 보고 있다. 만기 연장이라는 방식으로 다주택자의 레버리지 보유가 장기간 유지돼 왔다는 판단이다.

 

◇ 만기 연장도 관리 대상…LTV 0% vs 분할상환

 

금융당국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시나리오는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 연장 시 담보인정비율(LTV)을 0%로 적용하거나, 단계적으로 LTV를 축소하는 방식이다. 신규 대출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대출의 유지 구조 자체를 관리 대상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다만 금융당국은 시장 충격 가능성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주담대 만기 연장이 일시에 제한되면 규제지역 아파트를 레버리지로 보유한 차주의 경우 대환이나 추가 차입이 사실상 막히면서 현금 상환이나 매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고, 대출금 상환에 실패할 경우 경·공매 매물이 급증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 만기 연장을 일괄적으로 차단하는 방식보다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단계적 관리 방안도 함께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만기 연장을 허용하는 대신 이자만 내던 기존 구조를 원금 분할 상환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요구하거나, 일정 기간 내 매각 또는 상환 계획을 제출한 경우에 한 해 한시적으로 연장을 허용하는 방식이 거론되는 한편, 매각 계획이 없는 차주에 대해선 연장 제한을 강화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은행권 현장에서는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집행 과정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짙다. 특히 차주별 주택 보유 현황을 즉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과 은행별 전산 및 심사 체계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연장 제한이 도입되면 창구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주의 전체 주택 보유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 기술적 한계가 있다”며 “세부 가이드라인 없이 만기 연장 규제가 시행될 경우 현장 혼란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권은 다주택자 대상 세제와 금융 규제가 동시에 작동할 경우 나타날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양도세 중과 재개와 대출 연장 제한이 맞물리면 다주택자의 선택 폭이 급격히 좁아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임대료 인상이나 급매 증가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금융당국은 향후 관계부처와의 추가 협의를 거쳐 규제 범위와 적용 방식, 시행 시점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다주택자 관리의 무게 중심이 세제에서 금융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정책의 속도 조절과 정교한 설계가 시장 안정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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