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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가격, 규제 낮추고 ‘원칙적 해결’ 나서야”...규제 남발로 신상품 개발 한계

보험연구원, ‘보험가격 규제 관련 이론 및 실증 연구 검토’ 세미나
“보험가격 규제로 시장 왜곡 가능성…시장 ‘특수성’ 고려도 필요”

발표자로 나선 박소정 서울대 교수. [사진=보험연구원]
▲ 발표자로 나선 박소정 서울대 교수. [사진=보험연구원]

 

(조세금융신문=안수교 기자) 윤석열 정부가 ‘민간 주도 경제성장’을 강조하며 과감한 규제 완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와 고물가 상황에서 보험가격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정부의 ‘보험 가격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가격 규제 완화에 동의했다. 가격의 조정이 아닌 시장 실패의 실질적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보험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규제가 필요한 부분에 '선택적 규제'를 고려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박소정 서울대학교 교수는 29일 오후 제31회 산학 세미나 ‘보험가격 규제 관련 이론 및 실증연구 검토’ 세미나에 참석해 “가격 규제와 약관규제 등 보험에 관련된 규제의 기본적 이해를 시작해 보자는 취지로 세미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날 정부의 보험가격 규제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교수는 과거 규제 중심이었던 미국·영국 정부가 탈규제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과거 미국은 과도한 보험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요율 규제를 실시했다”며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전 승인제 도입했으나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사전승인 방식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 보험 시장 규제의 해법으로 ‘원천적 해결’을 강조했다. 미세한 가격 조정이 아닌 독점 등 실제 문제가 되는 시장 실패의 원인에 주목하고 그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가격 하나하나를 따지기보다 공정한 시장의 건전성을 만드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험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보험은 경쟁자가 적을수록 좋은 시장”이라며 “어떤 회사가 피보험자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통계가 정확하게 응용되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보험 시장의 비대칭적 성격과 타 산업과의 연관성 등으로 인해 가격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양 교수는 “국내 보험 시장은 법 규제가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섬세한 편익 분석’을 통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양 교수는 “규제 완화에 동의한다”며 “경쟁을 최대화하며 시장 실패가 심한 부분에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에 나선 황진태 대구대 교수. [사진=보험연구원]
▲ 발표에 나선 황진태 대구대 교수. [사진=보험연구원]

 

황진태 대구대학교 교수는 정부 규제로 인해 현장 문제를 짚었다. 황 교수는 “기본적 원칙은 가격 통제가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보험사들이 가격 통제를 많이 받다 보니 신상품 출시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자료가 부족하니 보험료 측정이 안 돼 신상품 출시가 안 되는 것”이라며 “사회 변화에 맞는 상품 공급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황 교수는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기능 강화’를 제시했다. 황 교수는 “공급 강화는 경쟁을 원활하기 해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의 사후 감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어 “(규제 완화로) 금융회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사후 감독을 잘하면 정부로서 역할을 잘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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