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수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다. 연준은 당분간 매파(통화긴축)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등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12월에도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준은 2일(현지시간)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00~3.25%에서 3.75~4.00%로 0.75%p 올렸다. 미 기준금리가 4%대에 진입한 것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 이후 14년 10개월 만이다.
8.2%에 달하는 9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의 배경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금리인상 관련해 여전히 갈 길이 남아있다(some ways to go)”라며 “최종금리 수준은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건 매우 시기상조”라며 “어느 시점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네덜란드 투자은행 ING는 “시장은 금리 인상 속도 전망은 낮추었지만 금리 인상 기간을 길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를 두고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날 FOMC 결과가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은 “아직 갈 길이 남아있다”고 표현한 점을 볼 때 최종금리가 점도표에서 예상하는 4.5~4.75%(중간값)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12월 0.50%p, 2월 0.50%p(기존 0.25%p), 3월 0.25%p, 5월 0.25%p 인상하여 최종금리가 5.25~5.5%에 달할 것으로 전망(기존 5.0~5.25%)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사이 10원 가까이 올라 다시 1420원대로 올라섰다.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즉각 반응해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505.44포인트(1.55%) 하락한 3만2147.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6.41포인트(2.50%) 빠진 3759.6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6.05포인트(3.36%) 급락한 1만524.80에 폐장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따라서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열릴 금통위에서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이날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경계감을 유지하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FOMC 정례회의 결과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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