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SGI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4일 헌재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심판 5차변론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왼쪽) [사진출처=연합뉴스]](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50206/art_17387321399496_32a403.jpg)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금융리스크까지 더해져 복합적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 내에서 제기됐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 SGI(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 이하 ‘SGI’)는 ‘환율 급등 시나리오별 경제적 임팩트 및 대응’ 보고서를 통해 “최근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 약화와 한‧미 금리역전 등 구조적 요인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상승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환율 급등이 그간 잠재돼 있던 금융리스크와 결합하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SGI는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절차에 따른 불확실성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SGI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탄핵 사례는 국내 경제여건이 양호해 환율이 안정적이었으나 최근 국내 경제는 내수부진에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지금의 정치적 갈등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환율 불안정성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실물경제 충격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SGI 보고서에서 향후 정치·경제 상황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SGI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정부당국 등이 원활한 정책대응에 나선다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미 금리역전 지속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인상 예고 등의 여파로 인해 연중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SGI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올해 환율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SGI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자국 물가를 자극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이 때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더욱 확대돼 원‧달러 환율은 4% 이상의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GI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시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GI는 “현재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연중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약 5.7% 상승압력을 받게되는데 이러한 시나리오 아래에서 환율은 1500원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같은 정치권 갈등 장기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투자·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재정 공백 발생, 통화·통상 정책의 효과적 대응 지연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주요 전망기관 예측치(한은 1.6~1.7%, KDI 2%)보다 낮은 1.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문제삼았다.
한편 SGI는 환율 급등에 따른 불안이 실물·금융 리스크로 옮겨가지 않도록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 정책패키지 시행 △반도체특별법·전력망특별법 등 기업투자 관련 법안 신속처리 △취약부문 금융보호망 강화 등 정부당국과 국회가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SGI는 이 중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실물·금융 정책패키지’를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SGI는 보고서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와 해외 IR 활동을 통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면서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에 대비한 추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현재 발표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시안정펀드 외에도 중저신용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 P-CBO(유동화회사보증) 공급 확대,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기구(SPV) 설치 등을 상황에 따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현재 여‧야가 논의 준비 중인 추경 편성과 관련해서는 경제적 효과 극대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GI는 “정부소비‧정부투자‧이전지출 등에 각각 동일하게 1조원씩 늘릴 경우 실질 GDP에 미치는 승수효과는 각각 0.85조원, 0.64조원, 0.20조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며 “추경의 부문별 예산은 여‧야 합의를 통해 단기 부양책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 보조금, 에너지 기반시설 확충 등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중점을 두고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양수 SGI 원장은 “환율 급등과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변화 등 맞물린 현재 상황에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다양한 대응책들이 실질적으로 실행돼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국회‧정부‧기업 등이 협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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