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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제조업, 1분기 이어 2분기 전망도 ‘깜깜’

산업연구원,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발표
1분기 매출 BSI 모든 업종 100 하회, 전분기 대비 대부분 동반 하락

 

(조세금융신문=손영남 기자) 지난 1분기 국내 제조업 매출과 시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2분기에도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산업연구원은 16일 '2024년 1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 제조업의 현주소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에 따르면 1분기 시황 BSI가 78을 기록해 전분기 84보다 대폭 하락했고 매출 BSI 역시 전분기 87보다 크게 떨어진 77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내수(79)와 수출(86) 역시 지난해 4분기(내수 86, 수출 90)보다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BSI는 시황, 매출, 경영환경 등을 분석해 0~200 범위의 지수로 산출한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전 분기 대비 개선,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유형별로 보면 2025년 1분기 매출 BSI 대부분의 지표가 보합을 의미하는 10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ICT·신산업 및 중소업체 중심으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ICT부문(75)과 신산업(77)에서의 추가 하락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기계부문(79)과 소재부문(77) 등에서도 하락 전환이 심각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조선을 비롯한 모든 업종에서 100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특히 반도체, 일반기계, 철강, 이차전지 등 업종에서 매출 부진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고, 전분기 대비로는 디스플레이와 가전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업종에서 동반 하락이 이어지는 등 제조업 전반에 걸친 하락세가 뼈아프다.

 

2분기에는 지금의 하향세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화학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에서 여전히 100을 하회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제조업계의 2분기 시황 전망 BSI는 91, 매출 전망은 95로 나타났다.

 

전분기 수준의 보합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자동차와 추가 하락이 예상된 이차전지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들은 소폭의 반등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분기 매출 BSI 95를 나타냈고 중소기업은 76로 상당한 격차를 보였으나 2분기에는 각각 102, 94로 간극을 좁힐 것으로 점쳐졌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현안 설문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현재 경영 활동에 가장 부정적인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내수 부진·재고 누증(52%)’을 꼽았으며 대외 불확실성 지속(43%), 고환율 및 생산비 부담 가중(36%)이 뒤를 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끼친 영향으로는 주력 품목 가격 경쟁력 저하(36%), 거래비용 증가 및 이익 감소(35%),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감소 및 지연(32%), 해외 수출시장 경쟁 구도 변화(20%) 순으로 답했다.

 

이와 관련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2%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함으로써 현 상황을 타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원가 절감 및 구매처 다변화(31%), 제품 경쟁력 제고 및 기술개발(25%)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업체들도 적지 않은 만큼 해결책 찾기에 고심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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