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식품 · 유통 · 의료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세계 최초 경구용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임상 승인

뎅기·지카·코로나·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감염병 대상 베트남서 2/3상 승인
치료 패러다임 변화 예고... 진단의 한계 넘는 새로운 전략적 해법 제시

 

 

(조세금융신문=손영남 기자)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자사가 개발 중인 광범위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CP-COV03(개발명: 제프티)에 대해 베트남 보건당국으로부터 임상 2/3상 복합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뎅기열, 지카 등 모기매개 바이러스뿐 아니라 코로나19, 인플루엔자A에 이르기까지 병리기전이 상이한 감염병을 하나의 약물로 동시에 치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세계 최초의 사례다.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감염질환이 급증하는 가운데, 단일 약물이 다질환에 대응하는 임상 설계가 공식 승인된 것은 의학계와 제약업계 모두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임상은 뎅기열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한 2상 PART 1과 이 결과를 기반으로 자동 전환되는 3상 구조로 설계됐다. 지카, 치쿤구니야 등 유사 바이러스 감염병은 동일한 프로토콜 내에서 개별적으로 2상을 병행하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A 환자군까지 포함된다. 이는 특정 질환 중심이 아닌 감염병 전반에 대한 통합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기존 임상 시험의 틀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시도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2상 PART 1에서 치료 유효성이 확보되면 베트남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긴급사용승인 및 조건부 시판 허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제프티는 기존 구충제였던 니클로사마이드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기술(DDS)을 통해 생체이용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경구용 제형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자가포식작용(오토파지)을 통해 세포 내 바이러스를 직접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도 안전성과 증상 개선 효과를 사전 입증한 바 있다.

 

제프티는 향후 감염병 유행 시 진단을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투약함으로써 전파를 차단하고, 중증화를 예방하며, 입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감염병 대응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도 투약이 가능한 경구 제형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보건 형평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베트남 임상을 시작으로, 중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 감염병 고위험 지역에서의 글로벌 임상 확대와 국제기구 협력 전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배병준 사장은 "이번 임상 승인은 범용 항바이러스제의 실현 가능성을 공식 인정받은 첫 사례로, 의학계와 제약업계 모두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이정표"라며 "감염병 대응의 결정적 순간에 누구나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약이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도 공공의료 시스템은 전혀 다른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통화 주권 넘보는 스테이블코인, 한국은 준비됐는가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한국 정치가 마침내 디지털 자산에 손을 댔다. 그것도 단순한 규제 강화를 넘어서 산업 진흥과 생태계 육성까지 겨냥한 ‘판 뒤집기’ 수준의 입법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제도화 시도다. 법안은 ▲디지털자산의 법적 정의 정립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 ▲금융위원회를 통한 인가·등록·신고제 도입 ▲스테이블코인 사전 인가제 ▲불공정거래 금지 및 이용자 보호 ▲자율규제기구 설립 등을 담았다. 단순한 제도 마련을 넘어, ‘한국형 디지털금융 패러다임’의 설계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이다. 현행법상 민간의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 발행은 법적 공백에 놓여 있었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자기자본 5억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법인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준비금 적립, 도산 절연, 환불 보장 등 안전장치를 전제로 하긴 했지만, 통화 주권을 관리하는 한국은행에는 꽤나 위협적인 메시지다. 민 의원은 이 법을 “규제가 아니라 가드레일”이라고 표현했다. 규제를 통해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