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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증시 불공정거래 즉시 뿌리 봅는다…"한국판 SEC 필요"

거래소 "이상거래 적출에 속도"·금융당국 "추가 조처 검토"
"불공정거래 관련 조직 통합하고 권한 강화해야"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 주식시장에서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힘에 따라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이 후속 조처 검토에 나섰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적발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금융당국은 과징금과 제재 집행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더 필요한 조처가 있는지 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국판 증권거래위원회(SEC) 형태로 불공정거래 조사 조직의 권한을 강화해 개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는 시장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조사인력도 늘려 이상거래 탐지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거래소 고위관계자는 "초동단계에서 적출하고 고빈도매매 등에도 버틸 수 있도록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를 접목해서 신속 정확하게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상 거래를 심리하는 데 기본적으로 2∼3개월 걸리고, 그전에 밀린 사건이 있으면 몇개월이 더 걸린다"며 "이 시간을 단축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인력을 어느 정도 늘려야 할지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를 신속하게 조사해 처벌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불공정거래 관련 제도가 상당히 강화됐기 때문에 관건은 조사와 집행이다"라며 "다른 조처가 더 필요한지 관계기관이 함께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미공개정보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3대 불공정거래에 과징금과 제재를 지속해서 강화해왔다.

 

지난해 1월에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을 도입했고 올해 3월엔 3대 불공정거래와 불법 공매도의 벌금 기준을 부당이득의 4∼6배로 상향 조정했으며 부당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까지 처벌이 가능하게 했다.

 

지난 4월 23일부터는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최대 5년간 금융상품 거래를 제한하고, 상장사뿐만 아니라 금융회사 임원선임도 5년간 제한되도록 했다.

 

또, 불공정거래나 불법 공매도 등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는 금융위가 금융회사에 지급정지 조치를 최대 1년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 제도적 허점과 사각지대 또한 개선해 더 이상 무분별하게 방치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할 수 있는 제도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불법과 부정이 주식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불법 부정거래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믿어지는 이 상황을 완전히 역전시켜서,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날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거래소, 금융위, 금감원으로 나뉘어 있는 불공정거래 조직을 통합해 한국판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불공정 거래가 지능화, 규모화되는 반면 발견에서 조사·제재까지 너무 오래 걸리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거래소, 금융위, 금감원에 나뉘어있는 불공정거래 조사 조직을 통합하고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코리안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한국판 SEC 같은 조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SEC는 미국내 증권시장 불공정거래에 강력한 조사와 제재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단서를 포착하면 조사에 착수해 증인 소환, 자료 제출 요구, 강제출동명령을 하고 필요시엔 법원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까지 할 수 있다.

 

또, 법원을 통해 영업정지나 부당이득 환수, 민사 벌금, 직무 금지, 등록취소 등 다양한 민사·행정적 제재를 부과할 수 있고, 형사사건은 법무부와 공조해 기소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직원이 120명이고 금감원의 불공정거래 조사 인력이 특사경을 합해서 140∼150여명이며 금융위 증선위 소속 조사공무원은 12명이다.

 

금융위는 임의·강제조사, 금감원은 임의조사만 가능하다. 임의조사권은 진술서 제출, 출석, 서류·물건 등 제출요구, 강제조사권은 현장조사, 법원 영장 발부시 압수수색, 포렌식을 위한 서류·물건 영치 등이 해당한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근 국회에서 열린 금융개혁 과제 대토론회에서 "주가조작,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가 지속해 발생하고 있지만, 신속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함에 따라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불공정거래 조사업무가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에 분산돼 있고 상당 부분 업무가 중복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의 심리 관련 부서와 금감원의 불공정거래 조사, 공시·회계, 금융투자업자 감독·검사 부서를 통합해 자본시장감독원을 신설하고, 증권선물위원회를 자본시장위원회로 격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의 취지를 잘 이행하려면, 불공정거래 조사가 거래소 이상거래 탐지부터 증선위 조사·심의·제재까지 절차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한국판 SEC와 같이 불공정거래 조사 조직을 개편하고 권한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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