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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국내 맥주 시장의 주요 업체인 OB맥주가 약 165억원 규모의 관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본부세관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OB맥주회사가 FTA 할당관세 제도(TRQ: Tariff Rate Quotas)를 악용하고 또한 해상운임을 축소 신고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관세를 포탈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그러나 OB맥주 측은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이미 납부한 관세가 있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고된다.
검찰, 165억원 관세 포탈 혐의로 총 10명 및 6개 법인 기소
서울본부세관과 서울북부지검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OB맥주회사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명의상 업체들을 동원해 납세의무자를 가장하고 수입 신고하는 방법으로 157억원 상당의 관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관세 과세가격에 포함되어야 할 해상운임을 육상운임으로 가장해 축소 신고함으로써 약 8억원의 관세를 추가로 포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OB맥주회사의 관세 포탈액은 총 165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주도한 OB맥주회사 구매팀 임원 C씨를 구속 기소했으며, 같은 맥주회사 대표이사 A씨와 구매팀 부사장 B씨를 포함한 관계자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오비 맥주회사와 명의상 업체들, 해운회사 등 6개 법인 역시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OB맥주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전체 맥아 FTA TRQ물량의 평균 55%를 과점하여 원가를 절감하고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으며, 이로 인해 다른 경쟁 맥주 제조회사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FTA TRQ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수입 신청량 등을 기준으로 업체에 무관세 수입추천을 부여하는 제도다. 본래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이지만, 이번 사건에서처럼 기업 간 형평성을 해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맥아 국내 수입 시 최대 269%의 관세를 물어야 하나, 통상 맥주 제조회사 등 주류제조업허가를 받은 업체들은 WTO TRQ를 적용받을 경우 30%의 저율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검찰은 OB맥주가 이같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TRQ를 통해 절감한 관세 비용을 바탕으로 매년 흑자를 기록했고, 이 중 1조8000억원 이상을 글로벌 본사로 배당 송금했다고 밝혔다.
앞서 관세청은 2024년 상반기 세무조사를 통해 OB맥주에 대해 약 900억원의 관세를 추징한 바 있다. 이에 OB맥주는 조세심판원의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도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올해 3월 관세청으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은 검찰은 지난 3월 11일 오비맥주 본사를 압수수색해 증거물 확보에 나서면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한 셈이다.
오비 맥주회사 측, "이미 납부했고 억울하다"는 입장
검찰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OB맥주회사 측은 조세금융신문 취재를 통해 "이미 2023년에 관련 900억원의 추징금을 모두 납부했으며,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회사는 자신들의 행위가 관세포탈에 해당하지 않으며, 법적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음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OB맥주 관계자는 "당사는 관세와 관련해 회사와 경영진에 부과된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해당 수입 방식을 2023년 이미 중단했고 관련된 관세 납부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이 사안에 대해 법정에서 회사측의 입장을 강력히 변호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청과 검찰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협력 수사를 통해, 글로벌 식품회사가 원가 절감이라는 미명 하에 국가 간 산업보호 등을 위해 마련된 FTA TRQ 제도를 잠탈하기 위해, 퇴직자들이 설립한 위장 업체까지 동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한 국가재정 잠식 범행의 전모를 규명했다"면서 "앞으로도 관세청과 검찰은 긴밀히 협력해 조직화·전문화하는 관세범죄 및 국가재정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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