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국내 수출기업 10곳 중 9곳이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인상률을 15% 넘게 책정할 경우 감내하기 어렵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1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시장조사 전문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반도체·자동차 등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150개사 응답)으로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를 실시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응답 기업의 92.0%는 미국의 관세 인상률이 15%가 넘을 경우 이를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응답 기업의 42.0%는 관세 인상율이 10% 미만이더라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나머지 50.0%는 10~15% 수준의 관세 인상율을 감당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율 인상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원가절감(33.7%) ▲수출단가 조정(33.2%) ▲해외 현지생산 확대(14.7%) 등을 꼽았다. 특히 특별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응답도 14.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은 올 하반기 최대 수출 리스크로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53.3%)’을 선정했다. 이어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수요 침체(14.0%)’, ‘미국·중국 통상 갈등 심화(12.7%)’ 등을 꼽았다.
올해 하반기 수출 채산성(수출로 벌어들이는 이익)이 작년 하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47.3%로 집계됐다. 수출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답한 기업은 이보다 14.0%p 낮은 38.7%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자동차 ▲일반기계 ▲석유화학 ▲철강 등 7개 업종에서 올 하반기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이 ‘개선’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반해 올 하반기 채산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한 비중이 높은 업종은 ▲반도체 ▲선박 등 2개 업종에 불과했다. 전자부품 업종은 개선 25%, 악화 25%라고 각각 답했다.
채산성 악화 원인으로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44.8%)’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 단가 인하(34.5%)’, ‘인건비 등 운영비용 증가’(13.8%) 등이었다.
이외에도 응답 기업들은 올 하반기 국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전자부품(1.3%), 바이오헬스(1.6%) 등 4개 업종은 하반기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철강(5.0%↓), 선박(2.5%↓) 등 6개 업종은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 관세정책과 글로벌 저성장으로 인한 수요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 기업들의 비용 절감 중심 단기 대응은 한계가 있다”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비교 우위를 반영한 통상협정과 수출 지역 다변화, 수출 경쟁력 제고를 통한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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