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 최주현 기자) 중국 홍콩 특별행정구가 미국 대학에서 거부당한 학자와 학생들의 대안 목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중국 국제뉴스 <차이나데일리>가 21일(베이징 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계 및 아랍, 기타 유색인종 학생들과 학자들을 하버드 등 최고의 미국 대학에 진학할 수 없도록 규제, 세계 수준의 영어 교육을 제공하면서 중국 본토의 급성장하는 혁신 생태계와 긴밀한 통합을 보장하는 홍콩의 대학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보도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일부 대학이 팔레스타인 지지 캠퍼스 시위에서 ‘반유대주의’ 성향을 드러냈다며 비난하면서 미국의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고, 하버드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하버드 대학 유학생들은 올해 1월29일 반유대주의에 대한 정부의 노력을 더욱 강화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이후부터 체류연장 불허 등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5월22일 미국 국토안보부는 하버드의 외국인 학생 등록 권한을 박탈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조치는 이후 연방법원에 의해 저지됐지만, 6월4일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 유학생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포고령이 판사에 의해 다시 저지당했지만, 미국 정부가 판결에 항소하면서 140개국과 지역의 6800명의 학생과 연구자(하버드 학생의 27%)가 현재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승소할 경우 이들은 모두 추방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아시아에 대한 적대감으로 많은 중국 학생들이 미국 유학을 다시 생각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중국 유학생 수는 전년 대비 4.2% 감소한 27만7000명으로 기록됐다. 인도가 최대 미국 유학생 국가로 부상하면서 중국을 앞질렀다.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더 많은 유학생들이 홍콩을 선택하고 있다. 홍콩 행정구 의원인 라우 치팡 링난대학교 부총장은 “현재의 혼란 속에서 하버드나 예일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까?'라고 궁금해 한다”고 <차이나데일리>에 말했다.
유학 및 진학 컨설팅 회사 EIC 에듀케이션이 세계 31개 대학에 지원한 10만 명 이상의 잠재 유학생을 대상으로 작성한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은 미국에 이어 중국 본토 학생들에게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유학지로 선정됐다.
홍콩 대학들은 미국 내 혼란에 대한 우려를 이용, 학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신속한 입학 절차와 후한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타깃형 캠페인을 신속하게 시작했다. 이에 따라 홍콩의 8개 공립대학은 미국 정책의 영향을 받는 학생들로부터 850건의 편입 문의를 받았으며, 6월 말 현재 최소 36건의 정식 입학 허가를 내줬다.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는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이 대학은 아이비리그 학생들을 공개적으로 유치했다. 7개의 입학 제안 중 6개가 합격했으며, 모두 장학금을 받았다. 이 대학은 설립자가 학생들이 공부 이외의 번잡한 일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학 인근에 지하철역을 신설하지 않도록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홍콩과기대(HKUST)의 기관 발전 담당 부총장인 찰스 응 왕와이는 <차이나데일리>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단속으로 재능 있는 교수들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이 세계적인 교수진을 모집할 수 있는 황금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홍콩 당국은 다만 캠퍼스 내 주택의 만성적인 부족과 엄청난 생활비로 개발도상국의 인재가 밀려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개도국 인재들은 이런 주거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싱가포르나 시드니와 같은 유학지로 선택지를 바꿀 수 있다는 우려다. 2024년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로 꼽혔으며, 기록적인 임대료와 만성적인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의 주택 비용이 급등했다.
홍콩 당국은 이에 지난 6월 호텔과 상업 건물을 학생 기숙사로 전환하는 과정을 간소화하는 시범 계획을 도입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환은 추가 계획 승인 없이 진행될 예정이며, 첫 번째 프로젝트는 2026, 2027 학년도에 개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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