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OK금융그룹이 추진하던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인수가 모두 좌초되면서 저축은행 업계 내 입지 확장을 노리던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업계 선두권 진입이 기대됐으나, 두 거래 모두 막판 협상에서 틀어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상상인저축은행은 금융위원회에 OK금융과의 매각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상상인저축은행 측은 현재 다른 사모펀드(PEF)를 새로운 매수 후보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상상인저축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강제 매각 명령을 받은 이후 OK금융과 우선적으로 협상해왔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 10월 상상인그룹은 유준원 대표가 과거 불법 대출 혐의로 제재를 받은 점 등을 이유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상상인저축은행 및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 90% 이상을 매각하라는 주식처분명령을 받았다.
이후 OK금융과 상상인 측은 1000억원대 초반 수준에서 인수가를 두고 이견을 좁혀왔으며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직전 단계까지 진척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용승계 등 비재무적 조건에서 끝내 합의하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여기에 OK금융이 동시에 추진하던 페퍼저축은행 인수 협상도 무산될 전망이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페퍼그룹이 최근 OK금융 측에 매각 의사가 없음을 전달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K금융은 페퍼저축은행 인수가로 2000억원 초반대를 제시했으나, 페퍼 측이 요구한 희망 매각가와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사실상 종료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은 자산 규모 약 13조원으로 현재 SBI저축은행(14조원)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라있다. 이번 상상인·페퍼저축은행 인수전이 성사됐다면 업계 점유율을 확대하며 1위 도약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두 건 협상이 모두 무산되면서 OK금융의 단기 내 외형 확대 전략은 사실상 좌초된 상황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OK금융 입장에선 반년 가까이 실사를 진행하고 협상에 자원을 투입했는데 투자 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라며 “실패한 인수전을 만회하기 위한 내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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