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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구리 50% 폭탄 관세…글로벌 공급망 '비상등'

韓, 대미 투자 약속에도 '구리 관세' 예외 없어…산업계 촉각
관세 협상서 '철강, 알루미늄, 구리'는 기존 품목관세 유지 '업계 타격'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구리에 일괄적으로 5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조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핵심 산업 기초 소재에 대한 '트럼프표 보호무역'의 확대를 의미한다.

 

특히 한국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무역 합의를 이뤘음에도 구리 관세의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트럼프 쇼크'에 구리값 폭락…인플레이션 우려 고조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50% 구리 관세 부과가 미국 산업 부양과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은 즉각적으로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관세 발표 직후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미 구리 가격은 최대 18% 폭락하며 1989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구리 채굴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런과 서던 카퍼의 주가는 각각 10%, 6% 이상 급락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문제는 이 같은 고율 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구리는 건축 자재, 전자제품,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산업의 기초 소재로 사용된다.

 

미국의 구리 소비량 중 절반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론 최종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같은 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발언하며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고,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 韓, 3500억 달러 투자에도 구리 '관세 폭탄' 피하지 못해

 

이날 미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향후 3년 6개월간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부과하려던 25% 상호 관세를 15%로 인하했으며, 자동차 관세율 또한 15%로 설정됐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다른 국가들보다 불리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합의 내용에는 "철강, 알루미늄, 구리는 포함되지 않았고, (기존 품목관세가) 유지된다"는 단서 조항이 명시됐다. 이는 한국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일부 품목의 관세 인하 혜택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구리에 대해서는 새로 부과된 50%의 고율 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의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의 구리 수입에서 한국산 구리는 약 3% 수준으로 직접적인 수출 비중은 크지 않다.

 

그러나 구리 관세로 인한 국제 구리 가격 상승은 전선, 전기차 배터리, 전자제품 등 구리를 핵심 원료로 사용하는 국내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원자재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내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이미 급등한 구리값으로 인해 생산 비용 상승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번 구리 관세는 단순히 특정 품목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경영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미국은 2025년 3월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6월 4일 이를 50%로 인상했다. 이는 한국 철강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며, 수출 가격 경쟁력 저하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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