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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세무조정, 납세자 중심의 바람직한 제도 변화 필요

세무분야의 경우 직역 간 다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세금융신문=박훈 교수) 세무 관련업계에서는 외부세무조정과 관련한 논란이 뜨겁다. 외부세무조정을 강제해야 되는지, 외부세무조정을 세무사에 국한하여야 하는지가 다툼이 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사안이기는 하지만, 2015.8.20.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고 이 판결에 따라 관련 법률 개정 논의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 할 문제가 되었다.

세무사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외부세무조정이 좋은 수입원이 되었는데 이에 대한 변화가 올 수도 있어 논의 자체가 반가울 리 없다. 세무사업계의 바람과는 달리 어떤 식으로든 외부세무조정에 대한 법률 개정은 불가피하고 이를 둘러싸고 국회 단계에서 직역 간 업무영역, 납세자의 부담완화 방안 등 차원에서 어떻게 개정을 해야 할지 논쟁이 예상된다.

여기에서는 외부세무조정을 강제주의에서 임의주의로의 변경이 무조건 납세자를 위한 것인가, 외부세무조정의 세무사 이외 직역 확대 논의가 장래 세무사업계 전체에 꼭 부정적인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외부세무조정 강제주의 폐지는 납세자를 위한 것이고 강제주의 유지는 세무사를 위한 것이다, 세무사 강제주의 폐지는 무조건 세무사 아닌 변호사를 편드는 것이다, 라는 통상의 인식과는 좀 다르게 문제를 접근해 보고자 한다. 외부세무조정의 세무사강제주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현재의 논의를 소재로 해서 세무분야에서 납세자, 과세관청, 전문직역 간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근본적인 논의도 시도하고자 한다. 이는 현재의 논의가 단순히 직역간 힘겨루기가 아닌 국가재정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조세분야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이다.

먼저 논의의 촉발이 된 최근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이 판결은 3명의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가 소속된 대구의 한 법무법인이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할 수 있는 조정반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하였으나 2011.12.26. 대구지방국세청장이 조정반 지정거부처분을 한 것에 대한 것이다. 이 사건은 2012년 조세심판원을 걸쳐 법원에서 다투기 시작하여 약 4년 만에 2015.8.20.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2012두23808)에서 해당 법무법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1심, 2심, 3심 모두 원고가 승소하였다. 이 사건은 사건화 될 때부터 법무법인이 외부세무조정을 할 수 있는지, 결국 기존 세무사 직역에 변호사가 배제되는지의 논란으로 직역 간 논란으로 관심이 높았던 사안이다.

그런데 해당 법무법인은 본 사건에서 조정반 지정을 새로 신청했던 것은 아니다. 해당 법무법인은 2000년부터 조정반 지정처분을 받아오다가, 법무법인은 조정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획재정부장관의 회신(2011.4.4.)을 토대로 대구지방국세청장이 세무대리인 조정반 지정취소 통보를 하면서 문제가 되었다.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50조의3 제2항 및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65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할 수 있는 조정반에는 법무법인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 때문이었다. 대법원은 이 시행규칙과 그 상위규범인 시행령 모두가 각 모법조항의 위임 없이 규정된 것이거나 모법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해당 법무법인은 당장은 외부세무조정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외부세무조정에 대한 법 개정에 따라서는 예전처럼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외부세무조정 강제주의 자체가 맞는지 자체가 논란이 되게 되었다.

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2015.9.11. 정부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6829)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다. 신설된 소득세법 제70조 제6항에서는 소득금액 계산을 위한 세무조정을 정확히 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자에 대한 외부세무조정의 근거를 마련하고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세무사, 세무사등록부 또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한 공인회계사,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로서 조정반에 소속된 자가 조정계산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6823)에서도 동법 제60조제9항, 제76조의17제4항에서도 같은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대법원 판결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사실상 시행령, 시행규칙에 있는 내용을 법률로 옮김으로써 법무법인이 외부세무조정은 종전 법령 하에서처럼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차원에서 한국세무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간 논쟁이 예상된다. 대법원 판례에서 문제로 제기된 쟁점에 대해 개정 법률안에서는 법체계상의 문제만을 해결하였고 납세자 입장에서 외부세무조정 강제제도, 변호사 입장에서 세무사 중심의 외부세무조정제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외부세무조정 강제제도 존폐 여부 등에 대해 살펴본다. 외부세무조정제도는 녹색신고제도가 법제화된 1969년부터 부분적으로 시행되다가 1980.1.1. 이후 개시되는 사업연도부터는 법인세법이 신고납세제도로 전환됨과 동시에 종전의 녹색신고 세무조정계산서가 필수적 첨부서류로 규정되고, 대상법인을 국세청장이 지정하도록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본격적 시행이후 35년이 되어가는 제도이고, 그 존폐가 이번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계속 유지를 전제로 한 것이다. 대법원 판결에서 지적한 대로 외부세무조정제도는 국민의 기본권 및 기본적 의무와 관련된 것으로 그 기본적인 내용이 법률에 의해 정해져야 할 본질적 사항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대법원의 지적대로 외부세무조정제도를 강제하게 되면 납세의무자는 외부전문가에게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수임료 부담을 안게 되고, 세무조정계산서 작성대상자의 범위도 매우 넓으므로, 위 제도로 인해 국민의 재산권이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예 외부세무조정 강제제도를 폐지해야 할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2011년 6월 23일자 ‘기획재정부 소관 행정입법 검토보고’에서 소득세법 시행령 제131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65조의2의 ‘강제 세무조정 제도(업종별로 기준수입금액(6억원, 3억원 또는 1억5,000만원) 이상인 사업자 등의 경우에는 반드시 세무사가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의 위헌성’에 대하여 검토한 바 있고, 그 전후로 위헌논의가 있었다. 위헌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현재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논란은 계속 될 수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외부세무조정이 강제되는 대상자가 개인은 1,023,707명(전체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22.4%), 법인은 487,356개(전체 법인의 94.1%)이다. 국세청 조기통계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법인의 경우 520,632사(전체법인의 94.6%)가 외부세무조정을 하고 있다. 세무조정은법인세법 및 소득세법상의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외부세무조정을 강제하는 경우 위 모든 개인사업자와 법인이 납세의무자 스스로 작성하는 자기조정을 하게 될까? 납세의무자가 소득세나 법인세 신고를 하려면 기업의 수익과 비용을 세법상 총수입금액과 필요경비 또는 익금과 손금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체 내부 인력에 따라 이러한 세무조정을 할 수도 있지만, 전문성이 요구되어 그렇지 못한 기업도 있을 수 있다. 납세의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체 내부 인력에 따라 세무조정을 할 수 있는 경우에도 외부 전문가인 제3자에게 맡겨야 하는 현행 제도는 조정에 따른 비용부담과 외부조정을 하지 않아 부담하게 되는 가산세가 불만일수 있다. 한 언론기사에 따르면 2003.6.12. 납세의무자가 1심 소송을 통해 실제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여 가산세 부과처분을 취소받았다고 한다.

외부세무조정 강제대상이 되는 기업이 적지 않고 그것으로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하기만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현 정부의 ‘손톱 밑가시’ 제거(전 정부에서는 ‘전봇대 뽑기’)로 대표되는 규제철폐, 최근 국세청에서 역점을 두는 납세협력비용 절감 노력에서 보면 외부세무조정 강제철폐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외부세무조정이 도입되고 유지된 과정을 한번 살펴보자.

국가가 세금을 계산해서 고지서를 보내는 부과주의에서 납세자를 믿고 대신에 납세자가 스스로 자신의 세금을 계산하도록 하는 신고주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신고가 제대로 되는 것을 담보하는 제도로 외부세무조정 제도가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세무사업계의 밥그릇을 챙겨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라 폄하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제도가 생겨서 세무사업계가 덕을 본 것은 사실이다. 세무사업계가 덕을 보고 있는 제도이고 이것을 유지하는 것은 세무사업계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이야기하는 견해도 있다. 그런데 개인이든 법인이든 경제활동을 하고 그 결과를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 신고를 할 때 제대로 한다면 국가는 자진신고만 받고 그것을 행정적으로 처리만 하면 된다. 문제는 대부분 납세자가 성실신고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납세자도 있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납세자를 믿으면서도 정기 또는 비정기세무조사를 통해 탈세자를 골라내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기세무조사는 개인사업자의 경우 0.1% 내외, 법인사업자의 경우 1% 내외로 선정하여 실시를 하고 있다. 미국과 비교해 보았을 때 세무조사 선정비율이 높지 않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세무조사의 절차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판결을 계속 내고 있다. 세무조사의 선정비율도 높지 않고 과세관청이 세무조사의 절차준수를 해야 되어서 소득이 있지만 제대로 과세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납세자의 권리도 지켜주어야 하고 불편도 제거해 줘야 하지만, 납세자로 하여금 사전에 조금씩 부담스럽지만 과세관청 이외에 전문가들이 세무신고단계에서 들여다보게 해주는 것이 전체 세무행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납세자와 세무전문가의 결탁 문제는 세무전문가의 책임 제고와 지속적인 윤리교육으로 해결할 문제이다. 납세자의 큰 부담은 외부세무조정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큰 기업의 경우 그 적용범위 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납세자가 외부세무조정을 하면서 돈만 내고 얻는 이득이 없다고 느끼는 부분은 해당 세무전문가 그룹의 책임도 크다. 외부세무조정을 통해 더욱 성실신고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필요가 있다. 이는 세무전문가 그룹이 납세자뿐만 아니라 국세청, 기획재정부, 국회에도 그 제도의 효과를 보여주어야 할부분이다. 35년 넘게 유지된 외부세무조정 강제제도가 이익을 보는 세무전문가 그룹의 이익 보존만을 위해 힘겨루기를 통해 유지되는 것이었다면 그야말로 그동안 적폐로서 없애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납세자, 세무전문가 그룹, 국세청 모두 성실한 제대로 된 신고를 확보하기 위한 역할 분담이라는 차원에서 외부세무조정 강제제도가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외부세무조정 강제가 아닌 임의 또는 선택으로 전환했을 때 전체 세무행정에 미치는 상황을 고민하고 제도의 변화를 꾀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부세무조정을 세무사에 국한한 세무사 강제주의에 대해 살펴본다.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세무사, 세무사등록부 또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한 공인회계사,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로서 조정반에 소속된 자”가 외부세무조정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세무와 관련된 일을 세무사 이외에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이 어느 범위에서 할 수 있는지는 관련 업계의 첨예한 쟁점의 하나이다. 공인회계사, 변호사 업계의 경우 대형법인 형태가 자리를 잡고 있고 세무 관련된 자문, 쟁송 등이 주요한 수입원으로 등장하면서 세무사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변호사업계는 로스쿨 제도 시행 등으로 변호사 숫자의 확대로 업무영역 확대를 놓고 고심 중이다. 회계는 공인회계사, 세무는 세무사, 송무 또는 법무는 변호사라는 직역 간 벽은 각 업계의 업무영역 확대 노력으로 곳곳에서 갈등이 나타나고 있고 이번 외부세무조정제도에 대한 논의도 법무법인의 외부세무조정 가능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이미 관련법 개정으로 현재 공인회계사 시험, 변호사 시험 합격만으로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는 못한다. 세무사 입장에서 보면 세무사 시험 위에 다른 시험이 있다는 것을 없앰으로써 업계의 자존심을 세운 바 있다. 문제는 세무분야가 회계, 법, 재정, 행정 등 종합적인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번 외부세무조정을 세무사로만 국한시키는 논리는 결국 세무사의 업무영역 확대를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존의 업무영역을 지킬 것인가 이번을 계기로 세무분야의 전문성을 토대로 세무쟁송 분야 등 업무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인가는 세무사업계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한편 세무사업계가 기존의 업무영역을 지키려 하는 경우에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전문가로서 양질의 세무관련 자문서비스를 받는 것을 막는 것으로 비추어져서 외부세무조정제도 자체가 흔들릴 우려도 있다.

사실 세무분야의 경우 직역 간 다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법률시장 개방 등으로 외국전문가 그룹으로부터 도전도 받고 있다. 종전에 법령에서 보장해 주었던 자격증을 통해 누리던 독점적 이익이 점차로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세무사업계가 기존에 세무행정에 끼친 긍정적 영향은 매우 크다. 새로운 변화의 흐름에서 납세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면서도 전문가로서 자긍심과 책임감을 느끼는 바람직한 제도 변화가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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