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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교수의 관세 이야기] 독일의 관세 범죄에 대한 법리 해설(15)

 

(조세금융신문=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범죄의 정범(正犯)행위와 공범(共犯)행위를 구분하는 두 번째 경계는 독일 형법 제25조 제1항 후단에서 발생한다. 다른 사람을 통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범행자(正犯)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타인을 매개로 하여 범죄를 실현한 자 역시 범행자(正犯)로 인정됨에 따라 범행자(正犯)가 반드시 구성요건적 실행행위를 직접 수행해야 한다는 전제를 기반한 순수 형식적·객관적 행위자 이론은 그 근거를 상실하게 된다.

 

독일의 입법자는 범행자(正犯)의 성립요건에서 간접적(다른 사람을 통한) 범죄행위를 명백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 결과로 범죄행위를 실제로 실행했는지 여부는 일반적으로 정범행위와 공범행위를 구별하는 유일한 결정적 이유가 될 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정범행위와 공범행위의 구별은 객관적 기준과 주관적 기준 모두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정범과 공범의 구별은 사건 전체의 상황을 가치판단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며, 이 과정에서 객관적인 요소도 결코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

 

그래서 ‘행위를 지배하는 사람(범행을 주도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이 독일 법학설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이 이론은 범죄를 실제로 주도한 사람과 단순히 도운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객관적인 상황과 주관적인 의도를 함께 고려하는 법원칙으로 발전했다.

 

이에 따르면, 행위지배란 “고의에 의해 포섭된 구성요건적 사건 진행을 손안에 쥐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직접 행위를 수행하는 자는 행위지배를 가지며, 타인을 통하여 행위하는 자는 의사지배를 가진다.

 

따라서 정범과 공범의 구별 문제는 개별 공범자가 자신의 객관적인 행위 기여의 성격과 정도, 그리고 그의 주관적 의사참여에 따라 범죄 성립의 ‘여부(Ob)’와 ‘방식(Wie)’을 지배하거나 공동으로 지배하여, 그 결과적 성취가 그의 목표 지향적이고 사건에 형성적으로 작용하는 의지의 산물로 나타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독일 형법의 관점(행위지배이론 중심)에 따르면 단순한 하위적 협력자(예: 심부름 수준)는 공동정범이 아니라 종범으로 평가될 수 있다.

 

우리 형법의 학설과 판례도 독일의 영향을 받은 기능적 행위지배 이론을 받아들여, 단순한 공모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행행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여 범죄 실행에 기능적 역할을 해야 공동정범으로 인정된다.

 

다만, 독일처럼 엄격하게 “행위지배”를 중심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사전 공모와 역할 분담만으로도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시하는 사례가 많다(예: 범행 장소 제공, 도주 차량 운전 등).

 

행위에 대한 지배의 원칙이 완전히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범죄 사건에서 “중심인물”이자 핵심인물로 간주되어야 할 사람을 정범(正犯)으로 분류해야 하고, 사건의 단순한 “주변인물”로서 행위실행을 사주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조장하는 사람을 공범(共犯)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법리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그런 까닭에 행위에 대한 지배 이론에 대한 비판은 그 기본 가정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정범과 공범을 구별하는 기준을 아직 자세히 명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사건의 다양한 상황과 사실에 기초하여 지정해야 하는 지침 기준에 가깝다.

 

특히, 행위에 대한 의사결정권은 행위에 대한 지배를 인정하기 위한 관련 기준으로 간주될 수 있다.

 

독일 형법 제25조에서 규정한 범행자(正犯) 유형은 세 가지 형태의 범죄행위 지배로 도출된다.

 

직접 실행 지배로 자기 스스로 직접 범행을 수행하는 경우로, 즉 직접 정범이다.

 

간접 정범은 범행을 직접 실행하는 자에 대한 지배를 통하여 범죄사건을 지배하는 경우로, 예컨대 강제나 기망을 통해 타인을 이용하는 경우이다.

 

공동정범은 다른 사람과 역할을 나누어 협력하면서 가지는 기능적 지배에 해당한다.

 

독일 연방대법원(BGH)은 여전히 공동정범과 방조·교사 등의 범죄참가를 구분할 때, 행위에 대한 내적인 태도가 결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범행자(正犯)를 근거 지우는 의사가 존재하는지 여부는 전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치판단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공동정범과 방조범을 구분하는 데 있어서는 비록 범행에 대한 내적 태도가 결정적이지만, 공동정범의 의사는 자신의 범행 기여가 단순히 타인의 행위를 보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어떤 범죄 참가자가 이와 같이 범행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지는 피고인의 인식에 포함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치판단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이러한 가치판단을 위한 본질적인 판단 기준은 범행 성과에 대한 자기 이익의 정도, 범행 가담의 범위, 그리고 범행 지배 내지 적어도 범행 지배 의사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범행의 실행과 결과는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프로필] 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 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 서울시립대 일반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박사과정(행정법전공)

· 독일 Giessen대학교 경제형법연구소 객원연구원(2001.4∼2001.9)

· 관세청 FTA집행기획관실·조사감시국 관세행정관

· 서울본부세관 조사국 외환조사팀장

· 법무법인 화우 관세팀 파트너 관세사

· 관세사 자격시험 출제(34·38회)·채점(34·35·37·38회) 위원

· 국세공무원교육원 외환조사기법 및 사례연구 담당 외부교수

· 건국대(글로캠) 경제통상학과 겸임교수/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 (현) 한국관세법판례연구회 사무총장/(사)한국FTA원산지연구회 사무총장

· (현) 법무법인 『린』 관세통상팀장

 

[주요저서]

·FTA원산지이야기(2022)

·관세행정법 with 관세형사법(2023)

·외국환거래법 with 외환형사법(2024)

·관세평가의 법리와 판례연구(2024)

·국제통상법(공저,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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