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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교수의 관세 이야기] 독일의 관세범죄에 대한 법리 해설(9)

 

(조세금융신문=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독일 학술문헌상 그밖의 조세(관세)포탈죄 보호법익으로 특히 ‘모든 납세자의 과세대상 자산’, ‘전체 과세시스템’, ‘조세고권 또는 조세수입의 사회적 기능’이 언급된다.

 

반면 독일 조세형법 전문변호사 Franz Salditt의 견해에 따르면, AO 제370조(조세포탈죄)는 무엇보다도 “담세능력의 원칙에 따른 공정하고 균등한 분배”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적으로) 위헌적인 불공평한 과세시스템(부당한 조세)에서 납세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조세축소행위가 합법적인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조세포탈죄의 처벌(부당한 형벌)은 중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소비세는 합리적 원칙에 기반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성 가치가 결여된 세종(稅種)이라면 이러한 조세의 축소행위에 대한 형사제재는 헌법상 자의금지위반이므로 중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는 AO 제370조의 구성요건이 상이하게 소재하는 위헌적인 조세법규의 충전으로 완성되는 소위 백지형법의 특성에서 긍정될 수 있지만 그 위헌성이 부인된 경우 단순한 조세의 부당성이 형벌법규의 미적용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법리와 명백히 모순된다.

 

독일 통설의 법리에 따르면, AO 제370조가 내국조세(제1-5항)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EU회원국이 관리하거나 EFTA 회원국 또는 그에 속한 국가가 부과하는 수입관세(제6항)도 포함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AO 제370조의 공통적인 법익은 “적시의 완전한 조세수입에 대한 공공이익”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법익은 AO 제370조 제1항(제1-3호)에서 명시하는 작위(부당하거나 불충분한 조세신고행위, 세무관서가 조세정보를 알지 못하게 하는 행위, 조세를 경감시키거나 부당한 조세이득을 스스로 또는 제3자에게 얻게 하는 행위) 또는 부작위(납세증지·증인 미사용행위)로부터 보호된다.

 

조세(관세)포탈은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의 재산상 이익에 대한 침해이므로 재산범죄에 해당한다.

 

독일 통설은 모든 개개의 세금에 대한 완전한 수입의 보호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부 견해로 개별 유형의 조세수입이 아니라 전체 조세수입에 초점을 맞추는 견해도 있다.

 

후자의 견해에 찬동하는 쪽에서는 아래와 같은 독일형법 제263조(사기죄)가 재산 전체를 보호대상으로 간주하지만 개별 재산(소유권, 채무청구권 등)을 독립적으로 보호하는 (부분적인) 법익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을 논거로 제시한다:

 

“(1) 누구든지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하여 불법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기재하거나 진실한 사실을 왜곡 또는 은폐함으로써 오류를 만들거나 유지함으로써 타인의 재산에 손해를 입힌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개별 조세와 전체 조세의 차별화가 실무상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인정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전체 조세수입이 AO 제370조에 의해 보호되는 것으로 간주되더라도 위반행위의 대상은 개별 조세의 수입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개별 조세를 포탈한 경합범의 해결방법은 하나의 포탈행위(독일형법 제52조제1항) 또는 다수의 포탈행위(독일형법 제53조)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AO 제370조 제1항(제1-3호) 위반행위는 불법행위의 발생형태를 기술한다. 이는 독일형법 제263조(사기죄)와 ※제264조(보조금사기죄)와의 유사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 (독일형법 제52조제1항) -동일한 행위로 여러 형법을 위반한 경우 또는 동일한 형법을 여러 번 위반한 경우에는 하나의 형만을 과한다.

 

※ (독일형법 제53조) -어떤 사람이 동시에 선고받는 여러 가지 범죄를 저지르고 그로 인하여 여러 개의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때에는 누적형을 선고한다.

 

※ 독일 형법 제264조(보조금사기죄)- (1) 누구든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하는 경우: ① 보조금 지급을 담당하는 기관이나 보조금 절차에 관여하는 다른 기관 또는 사람(보조금 제공자)에게 보조금과 관련된 사실과 관련하여 자신 또는 다른 사람에게 유리한 잘못된 정보나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② 법률 또는 보조금 지급자에 의해 사용이 제한되는 품목 또는 금전적 이익을 사용 제한에 반하여 사용하는 경우

 

③ 보조금 수여에 관한 법적 규정에 반하여 보조금 제공자가 보조금과 관련된 사실을 알지 못하게 하거나

 

④ 보조금 절차에서는 보조금 수급 자격 증명서 또는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한 정보를 통해 얻은 보조금 관련 사실 증명서가 사용된다.]

 

따라서 조세수입은 일정한 범위내 침해(행위불법)로부터 보호될 뿐, 개별적 침해로부터 전체 조세수입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독일형법 제263조(사기죄)에서 재산은 속임수(행위불법)에 대해서만 보호된다.

 

따라서 독일형법 제263조(사기죄)의 보호법익이 단순히 ‘재산 자체’가 아니라, ‘기망으로 인해 침해(행위불법)가 발생된 처분으로부터 재산(소유자)’을 보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법리와 유사하게 AO 제370조에서 조세수입은 마찬가지로 조세상 중대한 사실에 대한 국가의 알 권리가 충분한 범위내에서만 보호될 것이다.

 

이 견해는 세무거래정보의 제공의무와 진실의무에 대한 고려(행위불법), 즉 범죄자와 자산 소유자 간 상호작용관계가 문제지만, 반면 조세수입의 보호는 결과적 관점(결과불법)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사건 해결방식의 차이가 생겨서는 안 된다.

 

독일 통설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우리 관세포탈죄(관세법 제270조)는 그 구성요건을 “과세가격 또는 관세율 등을 거짓으로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아니하고 수입한” 행위와 “거짓으로 서류를 갖추어 … 사전심사·재심사 및 … 재심사를 신청한” 행위로 기술하여 ‘행위불법’에 대한 보호법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그 법정형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한 관세액의 5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라는 법문에서 ‘결과불법’에 대한 보호법익도 보완적으로 추론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로필] 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석사 및 박사과정) 졸업, 법학박사

• 독일 Giessen대학교 경제형법연구소 객원연구원(2001.4.∼2001.9.)

• 관세청 FTA집행기획관실·조사감시국 관세행정관

• 법무법인 화우 조세그룹(관세팀) 관세·외환·FTA원산지조사 전문 

• 한남대학교 무역학과 관세법 및 HS·관세품목분류 담당 외래교수

• 관세사 국가자격시험 출제(제34·38회)·채점(제34·35·37·38회) 위원

• 국세공무원교육원 외환조사기법 및 사례연구 담당 외부교수

• 세무TV 『세무컨설팅최고전문가과정』 전임교수

• (현) 『(사)한국 FTA Rules of Origin 연구회』 사무총장

• (현) 『한국 관세법판례연구회』 사무총장

• (현) 건국대학교(글로컬캠퍼스) 경제통상학과 겸임교수

• (현) 덕성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주요 연구논문 및 저서>

• FTA 원산지 이야기 (도서출판 두남, 2022) 
• 관세행정법 with 관세형사법 (도서출판 두남, 2023)
• 외국환거래법 with 외환형사법 (주식회사 부크크, 2024)
• 관세평가의 법리와 판례연구 (도서출판 두남, 2024)
• 무역관계법규 (도서출판 두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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