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고 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어디서 거래가 이뤄지느냐’를 두고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전체 거래량은 증가했지만 강남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거래가 줄어드는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가 크게 늘면서 시장 내부 온도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25년 12월 4871건에서 2026년 1월 5945건으로 약 22% 증가했다. 거래량만 보면 서울 아파트 시장이 관망 국면이라기보다 일정 부분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흐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거래 흐름을 지역별로 보면 양상이 다르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는 거래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 확인된다.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같은 기간 262건에서 194건으로 약 26% 감소했고, 송파구 역시 370건에서 324건으로 줄었다. 용산구 거래도 101건에서 87건으로 감소하며 서울 전체 거래 증가 흐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강남구(-26%)와 송파구(-12%)가 주춤하는 사이 성동구는 약 40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며 서울 거래 흐름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성동구에서는 거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성동구의 경우 2025년 12월 189건에서 2026년 1월 944건으로 증가하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거래 증가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성수·왕십리 일대 신축 및 준신축 아파트 거래와 갈아타기 수요 등이 일부 반영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성동구 거래량이 한 달 사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배경을 두고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성수·왕십리 일대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급지 이동을 위한 갈아타기 수요가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특정 대단지 거래가 특정 시점에 집중 신고되면서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실거래 신고 시차로 인해 거래가 특정 시점에 몰려 반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대단지 거래가 일정 기간 누적된 뒤 한 달 거래량에 반영되는 사례도 나타난다.
이처럼 서울 전체 거래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역별로 거래 흐름이 엇갈리면서 시장 내부에서도 거래 중심이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에는 강남권이 서울 아파트 거래 흐름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중간 가격대 지역에서도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시장 구조가 다소 분산되는 모습이다.
서울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거래는 특정 지역에서만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도와 매수 모두 신중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 흐름에 대해 “서울 전체 거래량만 보면 시장이 회복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지역별로 온도차가 나타나는 흐름”이라며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가격 부담과 정책 변수 등으로 매도와 매수 모두 신중해지는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이어 “최근 거래 흐름을 보면 일부 지역에서는 실수요 중심 거래가 이어지는 반면 강남 등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관망 심리가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거래가 특정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시행도 향후 거래 흐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보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시행될 경우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매도 시점을 둘러싼 고민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양도세 중과 재시행이 가까워질수록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매도 시점을 고민하는 다주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단기간에 매물이 급격히 늘어나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보며 움직이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지역 거래 증가에는 실거래 신고 누적 영향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향후 거래 흐름이 강남권으로 다시 확산될지, 아니면 일부 지역 중심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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