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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3 (금)


[이슈체크] 삼성바이오로직스, 美 진출 성과에도 노사 갈등 ‘복병’될까

美 생산시설 인수 호재에도 파업 리스크
생산 차질 우려에 가처분 카드 꺼내
노조, 5월 전면 파업 가능성 거론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록빌 생산시설 인수를 마무리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내부 노사 갈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의 특성상 생산 차질은 곧바로 고객사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사측이 쟁의행위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하고 현지 인력 승계까지 마무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5년 12월 계약 체결 발표 이후 약 3개월간 후속 절차를 거쳐 인수를 완료했다. 인수 주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Samsung Biologics America)'다.

 

록빌 생산시설은 총 6만L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공장으로, 두 개의 제조동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시설은 임상 단계부터 상업생산까지 다양한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총 생산능력을 기존 78만5000L에서 84만5000L로 확대했다. 특히 북미 지역 내 고객 대응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한국 송도와 미국 록빌을 잇는 이원화된 생산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고객에 안정적이고 유연한 생산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지 전문 인력 500여명을 전원 고용 승계해 운영 연속성을 확보했으며, 양 생산거점 간 통합 과정을 통해 기존 생산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신규 수주 확대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한 중장기 수요와 가동 상황을 고려해 록빌 생산시설의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고도화 등 추가 투자도 검토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지만, 같은 시기 불거진 노조의 파업 움직임은 확장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인천지방법원에 노조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여기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노동조합의 지도와 책임) 제2항인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가 배경인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연속공정으로 이뤄진다. 세포 배양과 정제 과정이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이어지는 만큼, 생산라인이 단 한 차례라도 멈추면 배치 전체가 폐기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배경도 이 같은 산업 특수성 때문이다. 사측은 전면적인 파업 금지가 아니라 핵심 설비의 최소 가동을 보장해달라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CDMO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 바로 납기와 품질, 그리고 공급 안정성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빅파마와 장기 계약을 맺는 산업 구조상 생산 차질은 단순한 내부 문제가 아니라 곧바로 대외 신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미국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파업 이슈가 겹치면서, 회사가 쌓아온 ‘무결점 생산’ 이미지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노조는 4월 중 결의대회를 거쳐 5월 전면 파업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집회와 파업 모두 일정대로 진행하고, 법률대리인을 선임해서 대응할 예정"이라며 "사측의 쟁의금지 가처분 신청은 사실상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을 막아보겠다는 행위로 판단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기준이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총 6.2%의 임금 인상률을 훨씬 웃도는 평균 14%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20%로 설정하고, 임직원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사측의 제시안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는 단순히 임금과 성과급에 그치지 않는다.

 

채용, 승진, 징계 등 인사 제도 전반에 대한 사전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할·합병·양도와 같은 경영권 관련 중대 사안에 대해서도 노사 합의 없이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노조는 총 13차례에 걸쳐 임금 단체협약(임단협)을 진행했으나 교섭에 실패했다. 노조 측은 22일 사업장에서 집회를 열고 다음달 1일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가입자 수 이날 기준 3730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약 75%에 해당한다. 

 

이러한 요구들이 경영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사측과의 첨예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환자 치료와 직결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교섭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아서다. 일부에서는 숙련 인력에 대한 신뢰 약화가 장기적으로 회사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진출이라는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내부 결속과 생산 안정성이라는 과제도 동시에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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