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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주총 전자투표제 도입한다…경쟁사는 ‘검토 중’

KT “서면투표제 도입”, LGU+는 “검토 중”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주주총회를 분산 개최하고 전자투표제를 확대하는 등 주주친화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내달 21일 열리는 제34차 주주총회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SK그룹이 전자투표제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SK텔레콤이 선제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0년 도입된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전자투표 시스템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전자투표제는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보호하고 주주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등 주주총회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지난 연말 의안 결의에 불참한 주주도 참석한 것으로 간주하고 참석 주주들의 투표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섀도우 보팅’이 폐지되면서 전자투표제 도입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현행 상법상 주식회사 주주총회는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의 25% 이상이 참여해야 의결할 수 있는데 주주총회가 무산되지 않도록 정족수 확보 등을 위해 전자투표제 도입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자사 주주는 주총이 열리기 전인 내달 11일부터 20일까지 전자적 방법으로 의안별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SK텔레콤이 이통 3사 중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서 소액주주가 많은 다른 통신사들도 이에 동참해 통신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통신업계는 소액주주가 40% 이상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이통 3사 소액주주 지분율은 △SK텔레콤 41.72% △KT 59.08% △LG유플러스 47.27%에 달한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내달 16일과 23일에 열리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전자투표제 도입을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서면투표제를 도입하고 있어 주주 권리 행사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자투표제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물론 전자투표제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자투표제는 찬반 또는 기권 외에 토론이나 질문이 불가능하고 해킹이나 명의도용 등 보안 리스크가 있다. PC나 모바일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접근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주주 참여율을 제고하는 것은 전 세계적 트렌드”라면서도 “전자투표제를 통해 주주들의 의사표현이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사정족수 등 주주총회 결의 요건부터 합리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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