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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금융 CEO가 자사주를 사는 까닭은?

지속적 경영 의지 표현…주가부양 효과는 '글쎄'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금융 CEO들이 잇단 자사주 매입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3대 금융지주(KB국민, 신한, 하나)와 우리은행 등 주요 금융사의 CEO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자사주 매입에 나선 CEO는 KB금융지주의 윤종규 회장이다. 윤 회장은 지난 2월 13일 KB금융지주의 주식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매입단가는 6만900원으로 윤 회장은 자신의 소유 주식을 기존 1만4000주에서 1만5000주로 늘렸다.

 

윤 회장은 지난 3월 30일에도 자사주 매입을 추가로 시행했다. 2월과 동일하게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2월보다 하락한 5만9900원이다. 현재 윤 회장 소유의 주식수는 1만6000주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가장 많은 지분을 매입했다. 지난 3월 9일을 시작으로 3월 28일, 4월 9일 총 3차례에 걸쳐 매입했으며 매입 주식수는 각 5000주씩 총 1만5000주다. 평균 매입단가는 각각 1만5650원과 1만5150원, 1만3950원를 기록했다. 현재 손 행장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주식수는 1만5296주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룹의 회장뿐만 아니라 최대 계열사의 CEO인 은행장까지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2171주를 매입한데 이어 같은 달 30일에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의 주식을 840주 사들였다.

 

조 회장은 평균 4만4750원에, 위 행장은 4만5187원에 매입했다. 두 CEO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신한금융의 주식수는 각각 1만2000주, 1만4259주다.

 

마지막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CEO는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이다. 김 회장은 어제(10일) 공시를 통해 지난 6일 15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평균 매입단가는 4만1732원이며 김 회장의 현재 보유 주식수는 5만2600주다. 김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12월 이후 2년 3개월만이다.

 

이처럼 주요 금융사의 CEO들이 자사주 매입 행렬을 보이자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주가부양 목적’이다. 최근 각종 채용비리 사태와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으로 인해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부양을 위해 CEO들이 주식을 매입했다는 해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저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종목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CEO가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사례는 과거부터 있어왔던 것”이라며 “은행 관련 종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CEO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의 주가 부양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금융의 경우 11일 종가 기준 4만4800원의 주가를 기록했다. 이는 조 회장이 지분을 매입했던 당시 주가(종가 기준) 4만5050원보다 250원 하락한 수치다.

 

KB금융의 주가 역시 윤 회장이 처음 지분을 매입한 2월 13일보다 주가가 하락했다. 당시 6만4200원이었던 주가는 11일 5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우리은행 역시 손 행장의 최초 매입시기인 3월 9일(1만5550원)보다 낮은 주가를 기록 중이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손 행장이 세 번째 자사주 매입한 이후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1만3800원으로 장을 마쳤던 우리은행의 주가는 11일 1만4350원까지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도 김정태 회장의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다음날 주가가 450원 하락했다.

 

일부 CEO들의 경우 경영 의지 표출을 위한 수단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추측도 존재한다. 채용비리 사태와 관련해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속 경영의 의지를 내보였다는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채용 점수 조작, 남녀 차별 채용 비리 등으로 거센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 일부 CEO들이 자신의 경영 의지 표현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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