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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래 먹거리 친환경車, 어디까지 왔나?

친환경車 ‘10만대 시대’ 목전…업체들, 라인업 확대 움직임
시장 활성화 위한 인프라 지원…“정부가 나서서 주도해야”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10만대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생소한 단어였지만 지금은 도로 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에 이어 최근 BMW 화재사고로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깊어져 친환경차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규제와 지원까지 친환경차에 집중되면서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차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3만5831대에서 2017년 9만8951대로 3년 사이 2.8배 확대됐다. 이 기간 친환경차 시장은 연 평균 41.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매년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친환경차 시장 확대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8월 국내에 판매된 친환경차는 7만368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했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로 동력계가 구성된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5만614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솔린과 디젤 등의 내연기관 없이 전기모터와 배터리로만 움직이는 순수전기차는 125.5%가 증가한 1만7269대로 집계됐다.

 

또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전기를 활용해 모터를 구동하는 수소연료전지차는 262대가 등록돼 전년 동기 대비 254.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투싼ix FCEV’에 이어 올해 초 ‘넥쏘’를 출시하면서 수소차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두드러지는 친환경차의 성장세는 정부의 강화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도 한몫했다. ‘온실가스 배출허용 기준 제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은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관리해야 하는데 내연기관 모델 판매만으로는 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라 업체들은 1년간 판매한 차량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올해 120g/km에서 오는 2020년까지 97g/km까지 낮춰야 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업체들이 이산화탄소 규제를 맞추기 위해 최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리면서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특히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 수준을 고려하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를 38종까지 확대하고 전기수소차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GM도 오는 2023년까지 친환경차를 20종 이상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전기차 간판 모델인 ‘볼트 EV’를 자율주행차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물량도 늘려 미래차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M3 Z.E.’와 ‘트위지’ 등 2개의 EV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는 다른 완성차와 달리 전기 택시 보급에 앞장서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이 더 적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친환경차 판매 증가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친환경차 시장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움직임도 본격화되면서 이 시장은 더욱 확대될 조짐”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쟁력 핵심은 ‘인프라’

친환경차 시장 성장에 있어 정부의 지원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상품성이나 운용 편의 측면에서 내연기관차에 비해 시장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에 각국 정부는 친환경차의 공익적인 이점을 고려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국고보조금 지원 대수는 2만대로 지난해 보급 목표였던 1만4000대보다 늘었다.

 

다만 올해부터 차량 성능과 환경개선 효과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원되는 금액 수준은 소폭 줄었다. 지난해까지는 1400만원씩 정액 지원됐지만 올해는 차종별로 1017만원~120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또 구매보조금과 별도로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 등 최대 590만원의 세금감경 혜택도 지원된다. 특히 개별소비세는 올해부터 면세 한도가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됐다.

 

미흡했던 충전 인프라 문제도 차츰 해결되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 민관 협력을 통해 충전소를 1801개소까지 늘려 충전 부담을 다소 줄였다.

 

올해는 충전소가 4000개소 가까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도로 배치 급속충전기를 늘리는 등 다양한 운행상황을 감안한 조치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업체 차원에서도 완속충전기를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등 충전 편의 향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수소연료전지차는 다른 친환경차에 비해 난제를 지니고 있는 실정이다. 수소의 생산, 이동 및 저장 등에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일반용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도 해결이 쉽지 않다.

 

수소 충전소도 고가다. 현재 수소충전소 1기 건설비용은 충전소의 충전용량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30억원 정도가 소요되며 구축기간은 약 6개월이다.

 

이러한 고가의 설치 비용은 수소충전소 보급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집에서도 충전이 가능해진 전기차와 달리 수소전기차는 충전소를 가야 하지만 충전소가 고작 전국에 16곳이다. 이마저도 민간이 쓸 수 있는 곳은 서울 양재와 상암, 울산 옥동 등 전국 8곳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수소차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전국에 수소차 충전소를 310곳까지 늘리고 2조6000억원을 투입해 수소차 생산공장 증설과 수소버스 제작, 버스용 수소저장용기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차 정책은 자동차에 대한 환경 규제, 보급 지원, 충전 인프라 설치, 연구개발, 교통 및 안전관련 각종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이들이 연계된 가운데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를 종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친환경차는 시대적인 요구이자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기술의 개발은 업체에게 맡길 수 있지만 인프라 구축이나 제도 개선은 정부가 주도해서 나가는 게 맞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수소차는 중요한 먹거리이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5~10년을 먹고 살아야할 과제는 전기차다”며 “선진국 대비 크지 않은 시장과 작은 연구개발비 등을 고려해 주도권을 쥘 차종이 무엇인지 더욱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들보다 반걸음 앞선 전략으로 중단기적 먹거리와 장기적 먹거리를 나눠 현명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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