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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갭투자에 멍드는 부동산 시장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주거형태인 전세가 부동산 시장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투기과열지구에서 거래된 3억원 이상 주택 21만5660호 중 절반에 육박하는 49.3%(10만6235호)에서 매수자가 입주하지 않고, 보증금을 승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말은 즉 집을 매입한 사람 중 절반은 '전세를 끼고' 집을 샀다는 이야기다. 전세를 끼고 집을 장만하면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이른바 ‘갭투자’인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갭투자’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이 상승할 것을 전제로 투자를 한다.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의미다. 부동산 가격이 조금만 흔들려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인식에 갭투자자는 줄지 않고 있다. 이들이 없어지지 않고는 부동산 시장의 집값을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매매가격이 하락하면 전세를 빼고 남는 돈이 없어 본인 투자금액을 날리게 된다는 점이다. 나아가 집값이 더 하락하게 된다면 전세 만기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되돌려 줄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깡통주택’ 현상의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세입자들의 입장에선 전세 제도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다달이 집세를 내야 하는 월세 제도가 부담스럽지만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만큼 전 세계 추세에 맞춰 rent(렌트) 개념의 주거 형식이 보편화 돼야 한다.

 

아울러 전세난으로 인해 고통 받는 국민들에 대한 배려도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해 주택 임차인들이 원하는 주택에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 제도에 대한 규제를 완화 시키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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