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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 "기부금은 숭고한 돈…공익법인 감사기준 마련"

'회계 바로서야 나라 바로선다' 슬로건 속 4년 임기 마무리
전 경제사령탑으로서 "기간산업 지키는 게 핵심" 조언도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어떤 시민단체가 기부금 세부내역을 공개하느냐'고 따져 물었지만 이는 상식 밖의 이야기 입니다. 기부금은 대가를 바라지 않은 숭고한 돈이고, 이 때문에 기업 자금보다 더 큰 설명 책임을 지닌다고 봐요."


최중경(64)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한공회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의연 사태는 비영리법인의 회계 투명성 인식 제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개정 외부감사법(신외감법) 등 회계개혁의 중요한 계기가 됐듯, 정의연 사태로 공인법인 감사 기준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우리 기관에서도 공익법인 감사 기준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라며 "회계 투명성과 합목적성이 평가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회계보다는 단순하기 때문에 절차는 간소화해주되, 돈을 합목적적으로 쓰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항목은 추가시키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달 4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그는 재임 기간 중 '회계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모토를 내걸고 회계개혁에 앞장서 왔다.

2017년 감사인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그 책임도 대폭 강화하는 방향의 신외감법 개정 과정을 주도하며 회계업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대형 회계법인과 중소 회계법인, 감사반(회계사 3명 이상으로 이뤄진 소규모 감사 조직) 등 다양한 층위 조직들의 상생이 남은 과제"라고 평가했다.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위기 극복의 선봉에 섰던 베테랑 경제 관료이기도 하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거쳐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전방위적 '돈 풀기'에 대해 "돈을 풀어야 하는 건 맞지만 어떻게 풀 것인지 무엇이 효율적 방법인지 더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우선으로 유동성이 투입돼야 하는 분야로는 기간 산업을 꼽았다.

최 회장은 "우리 산업 기반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최선이 돼야 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줄줄이 해외로 팔리고 산업 주도권을 잃게 되는 신식민지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기본소득 논쟁과 관련해서는 "기본소득 찬반을 논하기 전에 복지제도 전체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정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 재정을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까지 쓸 것인지, 기본소득을 일괄 지급할 경우 의료보장 등 항목별 지급되던 돈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 없이 무차별적으로 돈을 푸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에게 퇴임 이후의 계획도 물었다.

경제경영뿐 아니라 역사나 과학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한국사의 중요 사건들을 새로운 관점을 바라보는 책을 집필할 예정이다.

그는 "가전제품 발전사에 생산 기업의 역량만큼이나 제품을 쓰고 평가하는 소비자들의 역할이 크다"며 "역사 발전에도 역사를 이해하고 그를 통해 교훈을 도출하는 '히스토리 컨슈머'가 필요한데 그러한 관점의 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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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