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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무상주는 과세를 할까, 하지 않을까?

 

(조세금융신문=오종문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무상증자를 발표하는 기업이 늘었다. 무상증자는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기면서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주주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말한다.

 

세법은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한 무상주는 과세하지 않고,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면 액면 상당액을 배당소득으로 과세한다. 계좌에 현금이 부족하면 실무상 증권회사에서 대여금으로 처리해 원천징수하기도 한다. 주식배당은 요건이 다르긴 하지만 세법상 취급은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과 같다.

 

재무론의 입장에서 무상주의 과세는 비상식적으로 생각될 수 있다. 주식 수만 늘어날 뿐 경제적 실질로는 액면분할과 다를 바 없고, 피자 한 판을 10조각을 내든 11조각을 내든 더 풍족해지는 것은 아니므로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상주식의 과세와 위헌소송

 

저명한 재무론 교수 한 분은 그러한 세무처리가 믿기지 않는다며 세법이 그렇다면 위헌결정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는 위헌소송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Macomber라는 스탠다드 오일의 주주가 주식배당을 배당소득으로 과세한 것은 위헌이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920년 대법원은 이를 위헌으로 결정하였다. 요지는 주식배당은 주주의 회사에 대한 비례적 이해관계를 변경시키지 않았고, 현금배당과 달리 재산에서 분리된 것도 아니어서 소득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1940년에 나온 2개의 판례(주식배당과 무관한 사건)는 소득 인식을 위해 과실이 본래의 재산에서 반드시 분리될 필요는 없고, 실현주의는 가치평가와 유동성 확보의 어려움을 고려한 집행상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 헌법상의 요청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Macomber 판결이 소득개념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것으로 보고 이를 지지하는 견해는 거의 없다고 한다. 무상주의 과세는 조세 정책의 문제이므로 의회가 결정하기만 하면 과세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일본에서는 2001년 이후 무상주의 과세를 폐지하였다. 개정 전에는 우리 세법처럼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한 무상주를 배당소득으로 과세했는데, 이에 대하여 현금유입이 없는 미실현소득의 과세는 위헌이라는 취지의 소송이 제기됐다. 1982년 최고재판소는 헌법의 위반은 아니라고 결정하였다.

 

우리 헌법재판소도, 무상주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미실현이익의 과세는 조세정책의 문제로 본다. 그렇다면 위헌은 아니라고 쳐도, 권리락을 감안하면 무상주의 수령으로 더 부유해진 것도 아닌데 소득으로 과세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무상주로 더 부유해진 것도 아닌데 소득으로 과세하는 이유

 

먼저 이해해야 할 점은, 주식양도세가 있다면 무상주에 과세를 하든 하지 않든 궁극적으로 과세되는 소득금액에는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과세 시기와 소득구분에만 차이가 있다.

 

무슨 말인가? 무상주를 배당소득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처분시점에 자본이득이 증가한다. 무상주에 과세하면 배당소득으로 인식한 금액만큼을 주식 장부가액에 가산하기 때문이다. 분개로 이해하면 무상주로 배당소득(수익)이 인식되고 현금은 들어오지 않았으므로 주식의 장부가액이 그만큼 증가된다. 따라서 무상주를 배당소득으로 인식하면 그만큼 처분시점에서 자본이득이 감소한다.

 

요약하면 무상주를 배당소득으로 과세하지 않으면 과세가 영구히 누락되는 것이 아니라 처분시까지 과세를 이연해 배당소득 대신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는 것이 된다.

 

다음으로, 무상주 수령으로 주주가 더 부유해지지 않았다는 지적은 옳다. 그러나 현금배당을 수령해도 배당락을 고려하면 더 부유해지지 않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므로 무상주 수령을 배당소득으로 과세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논점은 주주가 더 부유해졌는가의 여부는 아니다.

 

주주는 법인이 이익을 창출하고 이것이 이익잉여금이라는 지갑에 축적될 때 이미 부유해졌다.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교부한 무상주에 과세할 것인가의 문제는 ‘법인단계’에서 이미 법인세를 납부하고 쌓아놓은 이익잉여금을 ‘주주단계’에서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과세할 것인가의 문제다.

 

세법은 법인이 벌어서 쌓아놓은 이익잉여금이 감소함을 계기로 주주단계에서 배당소득으로 과세하기로 한 것이다. 이익잉여금이 현금으로 주주 호주머니에 들어갔든 자본금으로 이전됐든 구분하지 않는다. 이익잉여금이 자본금에 전입된 것은 이원거래(dual transaction)로서 주주에게 현금으로 배당되었다가 증자대금으로 다시 법인에 들어온 것으로 간주한다.

 

이상의 논의는 우리 세법의 방식에 논란의 여지가 전혀 없다거나 미국·일본의 방식에 비해 우월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논의까지는 어렵지만, 무상주로 배당요구를 심리적으로 충족시키면서 과세를 이연하고 소득성격을 변경하는 길을 다소간 차단하는 방편이 될 수는 있다.

 

 

[프로필] 오종문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운용본부장

• 전) 보다투자자문 대표 
•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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