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전문가칼럼]주식 장기보유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주장은 타당한가?

(조세금융신문=오종문 동국대 경영학부 부교수) 정부가 최근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방향」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안은 자본이득에 대해 20% 또는 25%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측에서는 장기투자에 대해서는 장기보유공제의 혜택을 부여하거나 더 낮은 세율의 적용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이득을 일반소득과 분리하여 단일세율을 적용하거나 또는 누진도가 낮은 단계세율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본래 장기자본 이득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미국에서 장기자본이득세율이 일반소득세율과 명시적으로 분리된 것은 「1986년 세제개혁법」에서 비롯된다. 그 이전에는 현재와 같은 저율의 자본이득세율이 별개로 존재하지 않고, 1년 이상 장기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소득공제혜택을 부여하여 세부담을 완화시켜주었다.

 

예컨대 1981년 미국의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70%였는데, 장기자본이득에 60%의 소득공제를 적용해줌으로써 자본이득의 실질최고세율은 (1-60%)×70% = 28%가 되는 셈이었다. 「1986년 세제개혁법」에서는 자본이득에 대한 소득공제를 폐지하고 장기자본이득에 28%의 고정된 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이 세율은 일반소득 최고세율의 변동에 따라 조금씩 조정되어 현재의 15% 또는 20%의 단계세율로 이행하였다.

 

주요 선진국 중 최근까지 자본이득에 대해 장기보유공제를 적용했던 국가는 프랑스이다. 프랑스는 2년 이상의 장기자본이득에 대해 50%의 소득공제율(8년 초과분은 65%)을 적용하고 이를 다른 소득과 종합해 누진과세하는 체제였다.

 

프랑스의 최고세율이 60.5%이므로 50%의 소득공제율을 적용하면 장기자본이득의 실효세율은 최고 30.25%였던 셈이다. 그러나 프랑스도 2018년부터 자본이득을 다른 소득과 분리하고 30%의 단일세율을 적용하면서 장기보유공제는 사라졌다.

 

1986년의 미국에서처럼 2018년의 프랑스에서도 장기보유공제를 낮은 단일세율 체계 속에 녹여서 흡수시킨 셈이다.

 

요약하면, 자본이득에 대해 적용되는 단일세율이나 누진도가 낮은 단계세율은 장기보유소득공제의 효과를 그 자체로 내포한 체계이다.

 

누진세율을 적용하지 않으면서 장기보유소득공제를 제공하는 사례는 주요 선진국에서 찾아볼 수 없다. 장기보유소득공제를 제공한다면 우리나라 부동산의 경우처럼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경우이다.

 

그래도 투자기간이 더 오래될수록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바람직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도대체 몇 년을 장기로 간주해 줄긋기를 할 것인가의 문제는 제쳐두고, 투자기간별로 세율이 다른 것(소득공제율의 차등이 곧 세율의 차등이다)은 제도 설계에서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를 야기한다.

 

첫째, 투자기간별로 세율이 다르면 필연적으로 손익계산에 있어 평균법 대신 선입선출법을 적용해야 한다. 투자원금이 1억원이고 현재평가액이 1.4억원인 주식계좌를 생각해 보라. 분할로 매입하여 투자기간도 각각이고 단가도 각각이다.

 

어떤 것은 주식배당이나 무상증자를 받아 단가가 거의 없는 반면, 어떤 것은 현재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매수한 것도 있다. 절반 정도를 처분하면 소득공제 한도 이내인 2000만원의 이익이 실현되겠거니 생각하고 처분하였더니 선입선출법에 따라 계산한 실현손익은 2000만원을 훨씬 넘거나 못 미칠 수 있다.

 

이것은 상식이나 직관에 부합하는가? 부동산과 달리 분할매수나 분할매도가 일상화된 금융자산의 경우는 평균법이 아무래도 상식에 부합한다.

 

둘째, 투자기간별 세율차이는 손익통산에서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예컨대, 10%의 낮은 세율이 적용될 장기투자 A종목에서 1억원의 이익이 발생했고, 30%의 높은 세율이 적용될 단기투자 B종목에서 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하자.

 

두 개의 손익은 통산할 수 있는가? 결손금 이월공제를 통해 3000만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는 B종목의 손실을 고작 1000만원의 세금 부담이 있는 A종목의 이익과 통산하여 없애는 것은 타당한가? 반대로 과세당국 입장에서는 낮은 세율의 장기투자 손실을 높은 세율의 단기투자 이익과 상계하는 것을 꺼릴 수도 있다. 따라서 나라마다 통산규칙이 복잡하다.

 

요약하자. 자본이득에 대한 저율의 단일세율은 투자의 장기적 성격, 곧 투자손익의 결집효과나 인플레이션효과를 고려하고 소득공제의 필요성을 이미 내포한 것이다. 여기에 기간을 세분하여 추가로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복잡함을 감수하여야 한다. 정부안은 장기투자 우대가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단기투자를 장기투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프로필] 오종문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경영학부 부교수
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운용본부장

• 전) 보다투자자문 대표 
• 공인회계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칼럼] 관치금융의 덫에 걸린 농협금융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이 있다. 정 전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장본인이다. 여기에다, 폐쇄적인 조직운영, 개인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6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태가 범농협 차원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영채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쟁점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에는 농협 출신 인사를 추천해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농협중앙회와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이석준 지주회장의 말도 일리가 있고, 범농협 차원의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대주주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한 1인 최대 주주다. 문제는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