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신종 해킹 '심 스와핑' 주의보..."유심 변경 문자 온 뒤 가상화폐 증발"

경찰청 "피해 사례 약 40건 수사, 의심 사례 모두 KT 고객"…"통신사 잘못 명확하지 않아" 신중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복제해 개인정보나 가상화폐를 빼돌리는 신종 해킹 '심 스와핑(SIM Swapping)' 의심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국 경찰서에서 약 40건의 심 스와핑 피해 의심 사례를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모두 KT 이용자인 피해자들은 휴대전화가 갑자기 먹통이 되고 '단말기가 변경됐다'는 알림을 받은 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2억7천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도난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피해 규모 등을 명확히 확인해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피해 의심 사례는 30건 이상"이라고 했다.

일선 가상화폐 거래소에도 관련 신고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보안을 강화해서 추가 피해 신고는 없다"면서도 "지난 1월까지 10여 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주요 거래소 대부분이 비슷한 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도 "최근까지 심 스와핑 수법으로 계정 해킹과 출금을 시도한 사례가 11건 있었다"며 "모두 사전에 조치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피해자들이 모두 KT 이용고객으로 알려지면서 KT도 피해 수습에 고심하고 있다. KT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다른 통신사 단말기라도 유심칩만 꽂으면 자신의 휴대전화처럼 사용할 수 있던 기존의 '유심 자동 기기 변경' 정책을 지난 17일부터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KT가 추가 심 스와핑 피해를 막고자 유심칩을 이용한 기기 변경을 차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KT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 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이라며 "심 스와핑 피해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피해 사례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고 KT가 아닌 다른 통신사에서도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며 "아직은 통신사의 잘못인지 고객들의 부주의인지도 명확하지 않아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섣부른 책임 공방을 경계했다. 

 

심 스와핑이란 흔히 유심칩이라 불리는 가입자 식별 모듈(SIM) 카드를 몰래 복제해 은행이나 가상화폐거래소 계좌에 보관된 금융자산을 훔치는 신종 해킹 수법이다.

미국에서는 2018년 한 가상화폐 투자자가 이동통신사의 부주의 때문에 심 스와핑 피해를 봤다며 통신사인 AT&T를 상대로 2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낸 사례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올해 초부터 피해 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