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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저 소문에 말초신경 자극받은 ‘K-명품사랑’

명품업계 ‘고가전략’...명품업계의 오래된 상술

(조세금융신문=홍채린 기자) 명품업계, 무분별한 가격 인상은 지양해야

 

최근 기사를 보면 ‘오픈런’, ‘예약런’ 등 이런 단어들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명품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은 새벽부터 나와서 대기를 한다.

 

전용 의자, 담요 등은 필수템이다. 대기를 한다고 다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재고가 없으면 허탕치기도 하고, 다른 백화점에 재고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여러 백화점 대기표를 뽑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제는 대기해도 물품을 못사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예약런’까지 나왔다.

 

이런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에 대해 명품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샤넬은 2021년 한 해 동안 4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이외에 프라다 6번, 루이비통 5번 등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초 864만원에 살 수 있던 샤넬 미디엄 사이즈 클래식플랩백의 가격은 1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백화점 업계도 한국인의 ‘명품 사랑’에 힘입어 MZ세대 공략에 성공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불구하고 백화점은 신년 첫 정기세일에서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소비심리는 위축되었지만, 한국인의 명품사랑은 위축되지 않았다. 이러한 명품 인기 상승 현상에 대해 소비자들의 심리, 명품업계의 숨은 마케팅 전략을 분석해봤다.

 

경제학·심리학 관점으로 보는 ‘오픈런’ 현상

 

오픈런 현상을 경제학·심리학 관점에서 보면 두 가지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바로 ‘베블런 효과’와 ‘파노플리’ 현상이다.

 

‘베블런 효과’란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주장을 한 미국 경제학자는 ‘토스타인 베블런(1857-1929)’으로, 그의 이름을 따 지은 경제학 이론이다.

 

그는 경제학의 큰 기둥인 애덤스미스와 알프레드 마셜을 공격하기도 했는데, 그중 마셜의 이론인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늘어나고, 반대로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떨어진다’는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베블런은 “가격이 오르는 데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이 있다고 주장한 것인데, 고가의 제품을 예시를 들면서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고,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오히려 고가의 제품을 원한다.” 이것이 ‘베블런 효과’다. 이는 ‘소비편승효과’라고도 일컫는다. 남이 사는 것을 무조건 따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파노플리 효과’라는 것이 있다. 파노플리 효과란 특정 계층이 소비하는 상품을 구입해 해당 계층에 자신도 속한다고 여기는 현상이다. 상품이 사람을 평가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있다. 명품 액세서리를 사더라도, 그 상품을 사면 자신이 그런 계층에 있다는 심리효과를 주는 것이다. 나 자신은 재벌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 어렵지만 재벌이 쓰는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동질감을 얻는 것으로 해석된다.

 

명품업계 ‘고가전략’...명품업계의 오래된 상술?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명품업계의 고가전략은 오래된 상술”이라고 말했다.

주요 명품백 가격을 보면 에르메스 버킨백(2000만원~1억원), 샤넬 클래식플랩백(1124만원), 디올레이디디올백(760만원), 루이비통 카퓌신백(753만원) 등이다.

 

심지어 에르메스는 대표 상품인 버킨백, 켈리백 등을 구매하려면 먼저 다이어리·담요·그릇 등 다른 제품 4000만~1억원어치를 구매해야 한다.

 

이 실적이 없는 사람은 인기 핸드백을 구경조차 할 수 없다. 샤넬도 지난해 10월 타임리스 클래식플랩백과 코코핸들 핸드백을 1인당 1개씩만 살 수 있는 ‘구매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지속적으로 명품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입장은 오히려 “미리 사두길 잘했다”, “지금 사는 게 가장 저렴한 것” 등의 의견을 내비쳤다.

 

가격인상에 대해 샤넬 코리아는 “다른 주요 럭셔리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샤넬은 제작비와 원재료가 변화 및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하여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정한다”며 “이번 조정은 샤넬의 조화로운 가격 정책에 의거하여 진행되며, 이는 샤넬 브랜드가 운영되는 모든 마켓 간 현저한 가격차이를 제한하기 위함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제작비, 원재료’ 및 ‘환율 변동’ 등이 가격 인상의 이유만이 아닐 것이다. 임명호 교수는 “가격을 인상해도 명품 자체가 희귀성, 소유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소비자들은 더 찾아올 것”이라며 “소비자는 이에 말려들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사실 ‘수요 공급’ 차원에서 아무리 명품업계가 가격을 조정해도, 수요가 높으면 따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시장 논리다. 따라서 무분별한 가격 인상이 이뤄진 이유가 납득만 된다면 아무 문제 없다. 소비자 측면에서 제품 품질이나, 가격 대비 제품 만족도가 높으면 그만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소비자들이 ‘오픈런’ 등을 감내하더라도 명품을 사는 이유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중고로 팔아도 요즘은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가격 조정만 추구할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이 생겨 역효과를 낳을 우려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명품업계는 집단심리에 편승해서 올리는 것, 즉 더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현상 때문에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중고시장 이미지 변해…“더이상 낡은 것이 아니야”

 

중고시장이 활발한 것도 명품 시장 매출 신장에 큰 요인 중 하나다. 요즘에 젊은 세대 중심으로 리셀러가 많아졌다. 시즌이 종료된 제품이나, 사용감이 없는 제품, 혹은 새 제품을 직접 가서 사기 어려울 상황인 경우 중고물품을 자주 이용한다. 특히 소비자들이 ‘중고’라는 것에 전혀 부담을 갖지 않을뿐더러, 중고에 대한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 제품이 희소하면 오히려 정가보다 더 비싸게 내놓아도 팔리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은 이제는 명품을 사는 것이 손해가 아닌, ‘재테크’ 용도로 생각한다. 따라서 가격이 인상될 때마다 “지금 사는 것이 가장 저렴하게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픈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힘든 사회 “불안감을 우월감으로 편승”

 

임명호 교수는 한국인들의 명품 소비 증가가 코로나19 이후 더 뚜렷하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코로나 때문에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힘드니까 명품을 구매하면서 상대보다 나아보일 수 있는 우월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심리적으로 불안하니까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고, 자신있고,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행태라고 볼 수 있다. 명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이 비교적으로 우월한 집단에 소속돼 있는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며 “요즘에는 불안해지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소유효과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계속되는 명품 가격 인상…언론 책임도 있을까

 

한 소비자는 “사실 언론의 책임도 있다”며 “계속적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기사를 생산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안해져서 구매하는 것”이라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언론은 계속적인 가격 인상에 대해 정보를 알리는 의도든, 문제성을 제기하는 의도로든 기사를 생산할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는 “가격이 또 올랐네→ 더 오르기 전에 사야겠다”라고 대부분 생각해 구매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임명호 교수는 “언론의 책임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단정지었다. 이미 소비자들은 구매에 대한 정보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명품관련 정보 카페, 인터넷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볼 수 있고, 카페에서도 물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언론의 책임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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