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전문가칼럼] 삼쩜삼 수사와 경찰 능력의 한계

 

 

 

(조세금융신문=서희열 강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세무사회는 2021년 3월 ㈜자비스앤빌런스(김범섭 대표)를 ▲무자격세무대리 ▲무자격 세무대리 취급 표시‧광고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였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세금 환급관련 업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세무사의 명의를 빌려 형식상으로는 세무사에 의한 세무대리 외관을 만들고 실질적으로 직접 세무사가 할 수 있는 세금환급신청 등 세무대행 업무를 하였다.

 

경찰은 지난 8월 18일 기획재정부가 “① 납세자가 직접 환급신청서를 작성할 경우 플랫폼의 역할이 자료 수집 및 단순 세액 계산에 한정된다면 무자격 세무대리로 볼 수 없고, ② 세무대리인에 의해 신청서가 작성된 경우 세무사의 지휘‧감독이 있는 경우에는 무자격 세무대리로 보기 어렵다”라는 유권해석을 근거로 해당 사안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하였다.

 

이는 세법 기본통칙은 물론이고 그보다 낮은 단계인 즉, 행정청 내부를 규율하는 행정규칙에 불과하며 국가와 국민 간에 법규적 효력이 없음(대법원 2007.2.8.선고 2005두5611판결)에도 세무사법 위반 관련 법원의 판결 하나 찾아보지 않은 채 불합리한 판단을 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도 “4월 말 ⌜세무사법⌟ 위반 여부를 묻는 문의에 대하여 기재부의 법 해석 문제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조사해 위반되는지를 경찰이 판단할 사항”(내일신문 2022.7.7.기사 참고)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최근 대법원은 ⌜세무사법⌟이 세무대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엄격히 제한한 취지 등에 비추어 세무사 자격이 없는 자가 세무사 자격이 있는 자의 지휘‧감독 없이 납세자를 대신하거나, 대리의 형식을 취하지 않더라도 납세자를 대신하거나 사실상 신고를 주도하면서 외부적인 형식만 납세자가 직접 하는 것처럼 하는 등으로 세무지식의 이용이 필요한 신고 등을 하였다면 ⌜세무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결한 바 있다(대법원 2020.5.28.선고 2015도8490판결).

 

이는 피고가 납세자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납세자의 과세자료를 수집하여 세무회계 프로그램을 통해 신고서를 작성한 후 세무사의 명의로 신고한 경우는 무자격 세무대리가 되며, 세무사는 명의대여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이 사건은 사단법인 000지회가 부가가치세 신고에 필요한 세무회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회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서를 작성한 다음 대여받은 세무사 명의로 홈택스에 접속하여 회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서를 변환‧전송하고 약 1000여 명의 회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게 한 것이다.

 

피고는 삼쩜삼이 셀프 환급신청 서비스라고 주장하나, 김 모 세무사의 세무대리인 아이디를 이용하여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환급 신고업무를 대행하였기 때문에 위 사건과 매우 흡사한 사건이다.

 

특히. 피의자인 김 모 세무사가 운영하는 00세무사 사무소는 세무사 본인 1명, 직원이 1명에 불과하고, 이후 합류한 세무법인0000은 세무사 5명, 사원수가 20여 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이 무려 1000만 명이 넘는 납세자의 신고를 대행하였다는 사실에 대하여 경찰은 무감각한 것 같다.

 

앞선 판결에서 대법원도 세무사가 1000여 명 납세자의 신고서를 결제하였다는 주장에 대해 세무사의 지휘와 감독이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실 삼쩜삼은 이보다 훨씬 많은 납세자의 신고건수를 처리해야 하므로 세무사의 지휘와 감독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자비스앤빌런스 및 세무대리인의 세무처리 내역, 신고대행 시스템 운영방법, 실제로 일을 처리했다고 하는 직원들에 대한 진술 등은 전혀 확보조차 하지 않은 채 아무런 고민 없이 사건을 종결시켜버렸다.

 

이는 삼쩜삼의 고발 이후 1년 6개월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조사한 경찰이 실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을 살펴볼 수 없고, 형사소송에서 다뤄질 법원의 판례도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검찰로부터 독자적으로 수사권을 가지게 된 경찰의 공정성과 자질에 대한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현재 이번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가 경찰을 경유하여 검찰에게 전달되었다고 한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경찰의 조사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있으면, 경찰은 지체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검사는 해당 사건을 검토한 후 경찰에게 재수사를 요청하거나 직접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삼쩜삼과 그 세무대리인들에 대한 ⌜세무사법⌟ 이외에 ⌜개인정보보호법⌟ 등도 위반한 정황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은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플랫폼이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현행 법률을 위반한 사례에 대해 엄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프로필] 서희열 강남대학교 명예교수

(사)한국조세법학회 이사장

(전)한국세무학회 학회장

건국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칼럼] 관치금융의 덫에 걸린 농협금융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이 있다. 정 전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장본인이다. 여기에다, 폐쇄적인 조직운영, 개인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6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태가 범농협 차원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영채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쟁점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에는 농협 출신 인사를 추천해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농협중앙회와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이석준 지주회장의 말도 일리가 있고, 범농협 차원의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대주주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한 1인 최대 주주다. 문제는
[인터뷰] 4선 관록의 진선미 의원 “3高 시대, 민생·국익중심 경제정책 전환 시급”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현재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상황을 국내 변수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모든 측면에서 국제 경제 상황과 닿아 있는 문제이며, 따라서 철저하게 국익을 위한 외교・통상・안보 정책을 꾀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 결실을 향유할 수 없습니다.” 지난 4월10일 제 22대 총선거에서 당선돼 4선 국회의원이 된 ‘경제통’ 진선미 의원이 22일 <조세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선이 끝나자 정부의 가스요금 인상 움직임을 비롯하여 시장의 생필품과 식품 등 주요 소비재들이 줄줄이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4선 의원이 된 진선미 의원은 제21대 국회에서 하반기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조세와 금융, 환율 등 국가 재정정책과 금융정책 전반에 대한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와 해법을 제시,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에서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뿐만아니라 국회 예산정책처와 국회 입법조사처 등 국회의 양대 싱크탱크가 선정한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중 개최된 국회 예산정책처 설립 20주년 행사에서 정책활동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돼 상을 받는 자리에서 “